코로나 시대 적응 매뉴얼 서둘러야
코로나 시대 적응 매뉴얼 서둘러야
  • 전주일보
  • 승인 2020.10.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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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계절 가을이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상큼하다. 누군가와 손을 잡고 한없이 걸어도 좋고 풀밭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을 계절이다. 들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 추수가 한창인 이 멋진 계절인데, 사람들은 저마다 눈만 내놓고 사방을 경계하며 걷는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다정한 얼굴은 없다. 슬픈 일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들썽거리는 바람에 우리의 오랜 전통과 사회통념이 무너지고 있다. 가족의 개념이 달라지고 이웃과 친구 사이도 점점 서먹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자연스럽게 생성되던 정()의 개념이 어느 사이에 스러져 버렸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세상, 모두가 바이러스 전파자가 될 수 있고 나 도한 그들에게 위험 인자로 인식되는 완벽한 불신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맘때면 각 자치단체마다 축제가 열려 어디부터 가야할지 망설이다가 계획을 세워야 가보고 싶은 곳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그 즐거운 축제가 어디에서도 열리지 않는다. 모두 안전을 염려하여 취소를 결정했다. 어쩌다 온라인 축제를 내놓는 곳이 있지만, 화상으로 보는 축제가 어디 함께 손잡고 구경하며 왁자하게 웃던 현장 축제를 따라갈 수 있던가?

벌써 봄부터 곳곳에서 축제나 행사를 취소하기 시작하여 모든 곳의 축제와 사람이 모이는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가을축제를 계획했던 자치단체는 축제를 위해 준비한 가을꽃을 소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시민들에 나눠주기도 한다는 소식이다. 민족 대 명절 추석도 코로나가 집어삼켜 우물우물 집콕 추석으로 넘어갔다.

사람 모이는 일을 막지 않으면 즉시 감염자가 늘어 버리니 정부로서는 일단 막는 일이 급해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아직은 방안조차 없는 듯하다. 이 바이러스 사태가 쉽게 종식되지 않는다는 예상이 맞아 들어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아니면 다른 바이러스가 계속 출현하면 영원히 이런 답답한 생활을 해야 할지 모른다.

벌써 10개월을 이렇게 견뎠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런 상황을 전제하고 뭔가 대책이 나올 때다. 막연히 종식을 기다릴 게 아니라 현상을 유지하면서 국민의 우울한 마음을 치유하고 무너진 경제를 단방에 되세우지는 못할망정 조금씩이라도 전환하고 일으켜 세우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 이대로는 가만히 기다리다가는 한 모퉁이부터 차근차근 사라질 참이다.

질병관련 전문가와 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어려움 속에서 최선의 길을 찾아내는 대토론도 좋고 연구 집단을 구성하는 방법도 강구할 때다. 잘난 정치인들의 인기발언이나 비전문가의 허황한 논리보다는 제대로 일을 풀어갈 인재들이 모여 이 난관을 극복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취소와 금지, 고발, 책임추궁 따위의 삭막한 대결구도를 버리고 우리가 이 어려움 속에서 살 길을 궁리하라는 말이다. 그 구성은 정치적 입장을 완전배제하고 진정 나라와 공동사회를 걱정하는 가슴으로 이루어져 가장 현명하고 실현 가능한 결론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절체절명의 시기를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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