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도 변해야 살아남는다
정치도 변해야 살아남는다
  • 전주일보
  • 승인 2020.09.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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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전에 정치는 생물이다.’라는 말이 나왔다. 그 말이 지닌 의미는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정치판의 이해추구 생리와 함께 다양한 경우와 형태로 사용되어왔다. 주로 정치인의 실리를 좇는 이합집산을 합리화하는 말로 종종 쓰였던 것을 기억한다. 그 옛날 독재시절, 막강한 권력의 힘이 국민을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 전개된 야합과 살아남기를 에둘러 표현하는 한 마디였다. 구차한 변명을 할 수 없으니 얼버무리고 눙쳐서 정치는 생물이라고 빗댄 말이다.

최근에 보수 야당 내에 상당한 기류 변화가 있었다. 상당기간 추미애 장관 아들을 두고 물어뜯기 공격을 거듭한 일 외에는 정치적인 대립과 몽니를 자제하는 눈치가 여실하다. 이제야 지난 시절 그들의 정치자세가 잘못되었다는 판단을 하고 변화와 변신을 꾀하는 눈치여서 조금 반갑다. 그들은 지난 선거에서 참패한 이후에도 분노조절장애에 가까운 정치태도를 버리지 못했다.

지난시절에 막강한 권력을 등에 업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흔들던 그들의 눈에 현 정부의 시책이나 지향점이 맘에 들었을 리 없다. 국민이야 레밍처럼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속닥거리지만, 먹을 것만 주면 되는 존재인데, 일일이 반응하고 챙기는 새정부를 하찮게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제1야당으로 1/3이상 의석을 차지하고 있을 때 마구 흔들고 방해하면 힘 있는 정당에 민심이 쏠릴 것으로 믿고 막판까지 몰아붙였다.

그러나 선거에서 나온 결과는 처참했다. 코로나바이러스까지 한몫을 거들어 보수는 동남쪽의 지역정당으로 간신히 숨만 쉬는 제1야당이 되었다. 국회에서는 거대 여당의 쪽수에 눌려 아무리 떠들어도 성과를 낼 수 없었다. 영입된 비대위원장은 장고 끝에 맞서 싸우기 보다는 틈새전략으로 전환하여 약한 곳이 나오면 치열하게 물어뜯기를 계속했다. 그러나 그 전략도 처음 약발이 듣는 듯 당 지지율이 역전하는 일도 있었지만, 얼마 후엔 도로 아미타불이 되었다.

그리고는 김 비대위원장이 소위 경제3법에 동의하는 발언을 하는 등 맞서기에서 보완하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 내부에서도 강경투쟁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태도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싸움 방법을 바꾸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시작하는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가장 두드러진 사례가 이번에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회가 앞장서서 호남동행국회의원발대식을 열고 호남에 제2 지역구 갖기 운동을 시작한 일이다. 전주출신 정운천 의원을 필두로 전북의 14개 시군에 16명의 의원이 제2 지역구를 맡아 호남을 위해 일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호남의 일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어온 그들이 호남을 끌어안는 자세를 보인 것은 큰 변화다.

그들의 이런 변화가 살아남기 위한 것이든 정치적 퍼포먼스이든 앞으로 정치마당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는 짐작을 한다. 이제까지의 깽판정치에서 탈피하여 국민을 진짜 주인으로 아는 바른 정치를 한다면 호남의 마음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진정 국민을 주인으로 아는 정치만이 끝판에 웃을 수 있다. 여야 모두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가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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