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출연기관 경영개선 해법
전북도 출연기관 경영개선 해법
  • 전주일보
  • 승인 2020.09.0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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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가 세금을 들여 만든 출연기관의 경영상태가 한 마디로 별로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7일 전라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청취한 2020년도 전라북도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15개 출연기관 가운데 생물산업진흥원과 경제통상진흥원만 등급이었고 자동차융합기술원 · 신용보증재단 · 전북연구원 · 군산의료원 · 남원의료원 · 여성교육문화센터 · 국제교류센터 등 7개 기관은 등급, 테크노파크 · 에코융합섬유연구소 · 인재평생교육진흥원 등은 등급, 전북개발공사 · 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 문화관광재단 등은 등급으로 평가되었다.

이날 평가에 대해 도의회 의원들이 저마다 부진한 기관에 대해 지적과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부 평가 때마다 낮은 등급으로 평가되는 기관에 대한 처분을 주문하기도하면서 지적된 문제에 대해 해당 기관이 개선하고 나아지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은 기관들이 평가에 대비하여 충분한 준비조차 없이 평가를 받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라북도 출연기관에 대한 경영평가는 매년 새롭게 구성되는 평가단이 기관 경영전략과 정책준수상황, 경영효율화 정책이행정도를 판단하여 공통지표 40, 사업지표 60점의 기준을 두어 평가한다. 상당수 평가대상 기관이 가시적인 수치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없는 사업결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어서 과연 이를 정량평가로 나타낼 수 있겠느냐는 문제도 있다.

경영평가에서 계량화된 수치를 내놓을 수 없는 문화관광재단의 경우는 매년 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아 이사장의 보수가 감액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문제를 극복하기위해 어떻게든 가시적 성과를 만들려는 재단의 노력은 실제 문화계에 대한 지원이나 시민에 대한 문화향유 등 사업을 등한히 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평가를 위해 사업의 근본목적을 잃어버리는 한심한 일이 거듭되는 것이다.

15개 출연기관을 하나의 포맷을 적용한 잣대로 평가하는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일이다. 의료원과 연구원, 보증재단, 기술원 등을 어떻게 하나의 잣대로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신용보증재단의 경우라면 보증 신청과 보증 건수와 금액 등 일목요연한 결과가 즉시 나오겠지만, 문화관광재단의 경우는 그 사업 전개과정과 사업이 문화계를 통하여 시민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는 일은 상당 시간이 흘러야 가능할 것이다.

목표설정 자체가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일도 기관마다 다르고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을 하나의 잣대로 재는 건 희랍 신화 속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제멋대로일 수밖에 없다.

물론 문제는 평가방법에만 있는 건 아니다. 기관의 책임자를 공모로 선발한다지만, 말이 공모일 뿐 사실상 내정 후에 형식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에 따라 일하는 실무자들도 시류에 따라 바뀌는 분위기 아래서는 종은 경영성과를 내기 어렵다. 전북도의회는 출연기관에 대해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검토하고 제대로 된 분석하여 전북도 출연기관을 제대로 세우는데 힘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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