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파워에 더는 끌려 다니지 말아야
의사 파워에 더는 끌려 다니지 말아야
  • 전주일보
  • 승인 2020.09.0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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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속에 나라 의료계가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느라 수선스럽다. 민주당이 의사협회와 합의하여 결정한 정부 계획 재검토 약속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반발을 거듭하다가 7일 일단 업무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만족스럽지 않은 합의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전협 집행부가 총사퇴하고 비대위에 모든 결정을 넘겼다.

한국의과대학·한국의과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8일 실시하는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을 거부하기로 결정하여 시험에는 14%만 응시했다. 응시대상자들이 이번 사태로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으므로 준비할 시간을 주고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이유로 시험을 거부했다. 정부가 의사시험 일정을 이미 한차례 연기하여 시험을 실시하는데도 다시 2주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정부는 이미 한차례 연기해서 치르는 시험인데 다시 연기한다면 다른 자격시험 응시자에 비해 형평성을 잃는 일이 되므로 또 연기하거나 재시험은 치를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렇게 되자 의협 최대집 회장이 나서서 의사시험을 그대로 강행하여 응시대상자들을 구제하지 않으면 기왕에 합의한 내용을 파기하고 다시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대전협도 의사시험을 다시 연기하지 않으면 단체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뒤를 누르고 있다. 그들은 각기 다른 단체를 구성하여 저마다 이익을 지키려하지만, 초록은 동색이라던가, 서로 안고 보듬으며 어떻게든 의사집단의 이익을 지키는 일에 거품을 무는 모양새다. 의사의 손이 필요한 환자를 볼모로 삼아 이익을 챙기겠다고 의료현장을 떠났던 그들에 정부는 또 한 번 항복해야할 지를 판단할 형편이다.

의사들만 몇 번이고 시험을 연기해가며 특전을 주는 일은 나라의 자격시험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예정된 시험일자이고 한 번 연기까지 했는데도 저들 맘대로 시험을 보이콧한 일은 용서할 수 없는 짓이다. 벌을 주지 못할망정 다시 시험을 치르거나 연기해서는 안 된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자들은 엄격하고 철저해야 한다. 시험에 결시한 자들은 내년에 치르면 된다.

저들이 많은 돈을 들이고 시간을 투자하여 의사가 된 것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위한 것뿐이라는 걸 이번 사태에서 국민들은 확실히 인식했다. 그런 그들에게 정부가 이미 공공의대 설립을 비롯한 의료정책을 일단 백기투항으로 원점으로 되돌려 앞으로 일일이 그들과 협상하여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한 일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이번 경험을 거울삼아 의사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밥그릇을 지키려 걸핏하면 병원을 떠날 것이고 의료정책은 갈수록 의사들의 뜻대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국민은 점점 더 많은 돈을 내서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의사들은 배를 두드리며 함포고복(含哺鼓腹)하는 가운데 가난한 자들은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는 사회가 될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더는 물러서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뜻을 물어 의료정책을 세우고 밀고나가는 결기를 보여야 한다. 집단 이기주의에 항복하는 정부는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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