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내 것만 챙기겠다는 세상에서
오직 내 것만 챙기겠다는 세상에서
  • 전주일보
  • 승인 2020.08.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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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지겨운 코로나바이러스 위협을 견디다 보니 벌써 9월이 코앞이다. 어찌 된 계절이 입추, 처서를 지나 내일모레가 백로(白露)인데 아직도 후텁지근한 여름 날씨다. 계절도 그렇고 코로나바이러스를 고의로 퍼뜨리는 인간들이 아직도 큰소리를 치는 걸 보면 세상이 어딘가 어긋난 곳이 있는 모양이다.

그뿐 아니라 사람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의사가 된 게 아니고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의사가 된 사람들이 아픈 사람 치료를 거부하며 밥그릇 지키기에 나섰다. 그들은 기어이 정부의 항복을 받아내겠다고 목청을 돋운다. 그 덕분에 위급한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해 죽어 나갔다. 그런 죽음에 대해 파업하는 의사들은 전혀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정부가 공공의료 의사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자기들과 상의 없이 했으니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것이다.

또 어느 대학병원 레지던트 가운데 업무 복귀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자들을 정부가 고발한 가운데 코로나 격리 중이던 한 사람이 포함되어있었다는 이유로 의과대학 교수들까지 파업할 것이라는 뉴스도 있다. 밥그릇을 빼앗겠다는 것도 아닌데, 의사 관련 문제를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는 퍽 건방진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싶다.

모든 것이 상궤(常軌)를 벗어나 제멋대로이다. 열차가 철로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달리겠다는 억지가 횡행(橫行)하고 통하는 세상이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 섞여 목소리 큰 놈, 힘센 놈이 왕이다. 그런 제멋대로에 코로나가 만연하여 곳곳에서 문을 닫는 접객업소가 잇따르고 국민경제는 침몰직전이다.

 

교회는 왜 대면 예배를 고집하나?

 

이달에 교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사랑제일교회가 1천 명을 넘어섰고 여의도순음복교회와 용인 우리제일교회, 인천 주님의교회 등 수도권과 충남, 광주 등 모두 12곳에서 1,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찬송가를 부르고 함께 밥을 지어 먹거나, 소그룹 기도 모임 동안 침방울이 튀어 감염되었을 것이다.

방역대책본부에서는 서로 얼굴을 보고 진행하는 대면 예배를 하지 말라고 간곡하게 말하지만, 교회들은 여전히 대면 예배를 강행한다. 그들 말대로라면 하나님은 어디에나 있다는데 꼭 얼굴을 보아야 할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신통방통한 목사님의 능력이라면 전파를 통해서라도 얼마든지 복을 내리고 하나님 말씀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직접 목사의 얼굴을 보면서 예배하는 것과 화면으로 보는 것과는 영성을 느끼는 자체가 다르다고 어느 관련자가 대면 예배 이유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교회로서는 헌금이 들어오지 않으니 헛장사가 되는 셈이라고 한다. 얼굴을 보며 예배를 해야 신심을 밀도 높게 유지하게 되고 감동에 젖어 헌금도 더 내는 것인데, 화면으로 과연 그런 효과가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과연 그럴듯하다. 하지만, 그로 인하여 신도들이 직접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피해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교회들은 아직도 곳곳에서 대면 예배를 강행하여 행정명령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교회의 형편으로는 그동안 예배를 하지 못하여 신도들의 신심이 나약해지고 수입도 줄어 부득이했다는 속마음보다는 신앙의 자유를 들먹일 것이다.

상당수 교회는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바이러스감염을 차단하고 있는데, 일부 몰지각한 교회가 하나님의 능력이 코로나바이러스도 막아준다며 속이고 있다고 한다. 교회 수입이 중요하지만, 신도들의 건강을 위협하면서까지 대면 예배를 강행해서는 안 된다. 그런 목사나 교회가 있다면 그저 하나님을 팔아 배를 채우는 모리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환자의 생명을 이익을 지키는 방패로

 

지난 28일 오전 5시쯤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의 한 아파트에서 A(39)가 심정지를 일으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갔지만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절당했다. A씨는 40여 분간 의정부 시내를 돌아다니다 인근 양주시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 지난 26일 밤 부산시 북구에서 40B씨가 약물을 마셔 위독한 상태에 빠졌지만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소방 응급차는 1시간 넘게 부산과 경남지역 대학병원 6, 2차 의료기관 6곳에 20여 차례 치료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모두 불가능이었다. B씨는 중태에 빠졌고 부산이 아닌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27일 오후 숨졌다고 한다.

치료를 받았으면 살 수 있었던 아직 젊은 사람들의 희생 소식에 국민은 분노했다. 심지어 동종업의 의사도 파업을 강행하는 의사들의 행동을 비난했다는 기사도 나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의사와 공공의료 인력 확보 방안은 절대 무리한 방안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으면서 의사협회는 파업을 강행했다.

정부가 문제점을 인정하고 협의를 하기로 했음에도 사전에 협의 없이 의료제도를 고치려 했다는 등 이유로 계획 자체를 완전 폐기하라고 요구하며 버티고 있다. ‘이참에 정부의 버릇을 고치겠다.(?)’는 의사들의 실력행사로 보인다. 정부와 의사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 가뜩이나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죽어나는 건 환자이고 국민이다.

27일 대한전공의협회가 파업 지속여부를 결정하는 투표 결과 193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찬성이 과반수에 1표 부족한 96표였고 반대와 기권 등이 나와 사실상 파업을 중단하는 결정이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집행부가 재투표를 실시하여 134명이 찬성하는 결과를 도출하고 파업을 지속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부결된 결과를 다시 가결로 유도한 집행부의 속내는 이 어려운 코로나사태 속에서 어떻게든 정부의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속셈이 아닌지 싶다.

내 집단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들, 누가 죽든 살든 아랑곳하지 않는 이 험악한 집단 이기주의에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의 행위로 인해 죽거나 망하고 있는 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당신들은 그들의 비명을 듣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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