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무엇을 위한 파업인가?
누구, 무엇을 위한 파업인가?
  • 전주일보
  • 승인 2020.08.1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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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국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한다고 한다. 정부는 의협에 대화할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로 풀자고 요청했지만, 의협은 의대 정원 증원 계획을 거두지 않았다며 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7일 인턴과 레지던트로 구성된 전공의가 파업을 강행하더니, 이번에는 동네 의원이 집단 휴진하고 전공의와 의대생까지 동참하여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국민건강을 담당한 사람들이 크고 넉넉한 밥그릇을 지키겠다고 본연의 일을 거부하는 웃지 못 할 일이 재연되는 것이다. 의사가 파업을 한다는 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끔찍한 사건이다. 정부와 어느 정도 타협의 접점을 찾은 듯한데, 파업을 강행하는 의도를 조망해보면 섬뜩한 생각마저 든다.

이 나라에서 의사라는 직업, 그 신분은 대단하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인술을 베풀어 존경받는 다는 의미가 아니라, 돈을 잘 버는 사람이어서 신용도가 높아서 이다. 어디서든 명함을 내밀면 알아서 대접을 받는 사람들이다. 의사가 되기까지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자격을 얻으려는 이유도 바로 알아주는 신분을 원해서 이다.

그렇게 밑천을 들여 의사가 되면 일반 공무원의 최소 4~5배에 달하는 봉급을 받을 수 있고 개업해서 수완이 좋으면 금세 돈을 벌어 떵떵거릴 수 있게 된다. 국민생활이 펴지면서 걸핏하면 병원을 찾아가 의료보험에 막대한 재정이 소모되고 있다. 그렇게 지출되는 개인부담과 의료보험 금액으로 의사들은 상위소득을 누리는 계층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는 지역의료 격차가 너무 심해서 국민이 적정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점과 이번 코로나 사태 등에서 의료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공공의료 인력을 확충하는 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은 서울 종로구는 인구 1,000명당 의사가 16명인데 반해 강원도는 18개 시군구 가운데 절반인 9개 시군에 의사 1명도 되지 않는다.”고 의대 정원을 늘리는 일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에 정부는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하여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비로 공공의료인을 양성하여 강원도처럼 의사가 없는 지역에서 10년 이상 의무복무를 하게 하는 제도야 말로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의사 없는 지역을 없애고 국민 모두 의료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야 말로 공정 사회를 이루는 근간이 될 것이다.

이런 정부의 방침에 반기를 드는 의사들의 속셈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의사가 부족해야 현재 면허를 가진 의사들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귀한 의사의 권위를 더욱 탄탄히 하겠다는 생각인가? 의사만 고귀한 게 아니라 국민 모두가 나라의 주인이고 당연히 의료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혹시, 국민 건강을 볼모로 사익을 취하겠다는 행동은 아닌지 파업에 나선 이들 모두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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