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기본계획 의견수렴 제대로 하라
새만금 기본계획 의견수렴 제대로 하라
  • 전주일보
  • 승인 2020.07.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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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가 새만금 기본계획을 재정비 제안사항을 마련하기 위해 군산(27), 부안(28), 김제(30)를 차례로 방문해 지자체와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발표했다. 새만금 사업의 근본이 되는 기본계획이 2011년 처음 수립된 이후 그동안의 사회와 경제적 여건이 크게 달라져 현실에 맞는 새로운 비전과 개발전략을 담는 기본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용역에 착수했다고 한다.

전북도가 새만금 기본계획을 다듬는 과정에서 이들 3개 시군을 차례로 방문하여 의견 수렴을 하는 이유는 기본계획이 관련 시군의 행정과 주민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지자체의 의견을 청취한 후에 새만금 개발 주요 방향과 기반시설 계획 등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27일 군산에서 군산시와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되었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기자들조차도 대부분 이런 내용을 모르고 있었고 군산에서 어떤 제안이 나왔는지 보도된 것도 없었다. 물론 시민단체나 시민대표도 참석하지 못했다. 전북도 관계자와 전북연구원 관계자, 군산시 일부공무원이 참석했을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또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8일 부안군청 세미나 실에서 열린 새만금 기본계획(MP) 재정비와 관련한 간담회에는 새만금개발과장 주재로 업무담당 팀장, 전북연구원 관계자, 새만금지원협의회 위원 등 18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새만금사업 성패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주민대표 등은 의견수렴 마당에 참여하지 못했다.

명목으로는 지자체와 주민의 의견을 듣겠다고 자리를 계획하고서 실제는 연구수행기관과 전북도 관계자, 그리고 각 지자체 담당자들이 모여 형식적인 면피용순회행사를 하는 셈이다. 새만금과 관련하여 군산시와 시민단체는 관할 구역 문제와 고군산 지역 개발 문제 등 상당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반대의견을 듣지 않으려면 의견수렴이라는 자체를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회피하고 우물우물 몇몇의 의견에 따라 새만금 기본계획이 수정된다면 그 결과는 보나마나 부실할 수밖에 없다. 지역이기주의를 떠나 전북 공통의 문제로 사안을 설정하고 공청회라도 열어서 최대공약수를 선택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 될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경제의 흐름에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변수로 등장한 오늘이다.

새만금 기본계획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수 유통이다. 멀쩡한 갯벌을 제방으로 막아 바다를 버려놓은 잘못을 조금이나마 회복하고 되돌리는 방법은 해수유통 뿐이다. 그래 놓고 수변도시를 만들든 관광단지를 만들던지 해야 깨끗하고 아름다운 새만금이 될 수 있다. 어부도 살고 새만금에 들어올 모든 이가 사는 길은 일단 해수가 내외로 드나들어야 한다.

내부 매립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바다를 살리고 죽이는 일이다. 코앞만 보고 욕심을 부리다가 자연을 망쳐 코로나바이러스를 불러온 어리석음을 우리가 반복하지 않으려면 막힌 바닷물 길을 열어야 한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의견수렴이 아닌 진짜 의견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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