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트러진 공직사회 기강 바로잡아야
흐트러진 공직사회 기강 바로잡아야
  • 전주일보
  • 승인 2020.07.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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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공직사회가 제멋대로 흐트러져 이게 과연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자들인지 의심스러운 일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다. 선출직 공직자인 기초의원들의 밥그릇 싸움과 애정행각을 비롯하여 사회 정의를 수호해야 할 경찰관의 일탈과 방종, 임명직 행정공무원의 성추문과 코로나 위협을 무릅쓴 골프회동 등 갖가지 일탈 속에 어디 하나 믿을 곳이 없는 현실이다.

얼마 전에 김제시의회 남녀의원 사이에 불륜사건이 공개석상에서 노출됐다. 이성을 잃은 남성의원이 공개행사 중에 여성의원에게 폭언을 퍼붓고 다시 의회에서 충돌한 사실이 알려져 전국적인 망신을 했다. 이 사건은 김제시의회 후반기 원구성에도 영향을 미쳐 여성의원이 의장단 구성 투표에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한 뒤에 제명되는 아이러니를 만들기도 했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지방의원을 정당이 공천하는 제도를 만들어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후유증이 도내 곳곳에서 노출됐다. 특히 이번 후반기 기초의회 원구성에 민주당은 당원들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여 숱한 탈당과 제명이 이어지는 불상사를 연출했다.

완주군의회 후반기 원구성에서 빚어진 말썽은 정당공천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냈고 앞으로 군의회가 과연 정상적으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 결과를 낳았다. 민주당의원 2명이 당의 방침을 거부하고 무소속과 손을 잡아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는 바람에 의원들이 두 패로 갈려 갈등은 쉽게 봉합될 것 같지 않다. 내 이익만 생각하는 각박한 공직사회, 자신을 의원으로 만들어 준 주민들을 도외시한 배신행위였다.

23일 정읍에서는 82세 여자 노인이 남의 집에 들어가 나가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강제 연행하면서 손을 뒤로 돌려 수갑을 채우는 과잉 대응을 해서 말썽이 됐다. 노인은 과거 다툼이 있었던 집에 들어가 나가지 않은 것 뿐, 폭행이나 제압이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경찰이 강력범죄자를 제압할 때 사용하는 뒷 수갑을 채워 비난을 샀다.

그동안 음주운전, 동료직원 성적영상 제작 배포 등 숱한 기강문제를 노출했던 경찰공무원 일탈과 겹쳐 조금 더 기강과 근무자세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임명직 공직자의 임용에서 자질 문제 등 좀더 세심한 선발기준이 필요하다.

이처럼 선출직과 임명직 공무원들의 일탈과 방종이 이어지는 근저에는 코로나19에 경제적 어려움을 직접 당하지 않는 철밥통 공직자들의 안일한 태도가 깔려있다. 공문서와 의회 발언에서는 국민을 위해 온몸을 불사를 듯하지만, 행동은 자신만을 앞세우는 이기주의에 빠져있다는 증거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사태에 공직자들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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