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주의자들의 치사한 속셈
기회주의자들의 치사한 속셈
  • 전주일보
  • 승인 2020.07.1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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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 편집고문
김 규 원/ 편집고문

코로나바이러스에 혼쭐이 빠지게 시달리면서도 세상은 여전히 돌아간다. 미증유의 바이러스 횡포에 한쪽에서는 신음하고 죽어가지만, 산 자들의 욕심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약육강식의 질서 속에 약자를 죽이고 올라서겠다는 치열한 본능이 정의로 둔갑하는 세상이다. 하루살이 목숨을 이어가는 서민들이야 그저 마스크를 통해 들어오는 텁텁한 공기라도 더는 막히지 않고 들이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야릇한 행적이 여전히 뉴스의 초점으로 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숨죽였던 통합당이 물실호기(勿失好機), ‘때가 바로 지금이지라는 듯 공세를 펴고 그들을 엄호하는 잘난 언론들이 지원사격을 퍼붓는다.

갖가지 해괴한 뒤풀이 뉴스가 온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어찌하랴. 아마도 몇 달 동안은 박 전 시장이 보수층의 먹거리로 남아 뼈조차 남지 않을 듯싶다.

지난주 박 전 시장과 함께 뉴스의 초점이 되었던 백선엽 씨가 대전 현충원에 묻혔다. 그의 현충원 안장을 두고 반대와 찬성이 엇갈린 이야기를 본란을 통해 지적한 바 있다. 끝까지 친일행적에 반성조차 하지 않은 그의 주검을 현충원에 두는 일이 꺼림칙해서다.

그런데 그를 대전 현충원이 아니라 서울 동작동 현충원에 모셔야 한다.’라는 주장이 통합당 측에서 나왔다. 그가 구국의 영웅이므로 대전 현충원으로는 격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독립군 토벌은 작은 일?

백선엽이 독립군 토벌을 목적으로 창설한 일본의 괴뢰정권 만주국의 만주군에 들어가 독립군 토벌에 참여했던 일은 그의 회고록을 통해 이미 확인된 일이다. 그런데 통합당의 원내대표인 주호영 의원은 흠이라면 흠이랄 수도 있고, 작은 일로 문제 삼아서 공격 폄훼하는 일은 대단히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친일 이력을 이유로 백 장군의 국립묘지 안장을 반대하는 일부 주장을 비판했다.

만주군이 바로 독립군을 토벌하기 위해 만든 토벌대였고 그 군대에 자원해 간 자체가 반민족 친일행위로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본인의 회고록 <군과 나>에서 독립군 토벌행위에 대한 변명으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데 공당의 원내대표가 그 사실을 흠이라면 흠일 수 있고 작은 일이라고 자당의 의원총회에서 공식적으로 말했다고 한다. 과연 그들이 이 나라의 국회의원인지 그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기야 만주군 출신 박정희가 쿠데타로 국권을 강탈하여 18년간 군홧발로 나라를 짓밟은 일을 찬양하는 그들의 머릿속에 독립군을 죽여 일본에 충성한 일쯤은 작은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 만주군이 없었더라면 박정희의 쿠데타도 불가능했고 군사독재 덕분에 호의호식하며 떵떵거리지 못했을 터이니 만주군이야말로 그들에게 은혜의 군대일지도 모른다.

보수 세력들은 아직도 일본과 대립각을 세우는 정부가 못마땅할 것이다. 나라를 빼앗기고 암울한 나날을 보내던 당시에 기회주의자들은 일본에 충성해야 남들보다 잘살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정희가 일본 왕에 혈서로 충성을 맹세하고 만주군에 들어갔던 것처럼 독립군을 잡아 공을 세워 황국신민으로 충성을 바치려 만주군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 국립묘지에 들어있는 60여 명의 친일 인사들은 모두 나라를 버리고 일신의 영달을 생각한 인물이다. 그들은 국회 김홍일 의원이 발의한 국립묘지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의결되면 국립묘지에서 떠나야 한다. 그 법이 통과되고 벌어질 일들이 퍽 궁금하다.

-군국주의 회귀를 노리는 일본

최근 일본은 트럼프의 미국에 알랑거려 자위대를 전쟁 가능한 군대로 만드는 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F-35AF-3B 전투기 105대를 구입하는 교섭을 벌여 미 국무부의 승인을 얻어냈다.

또 미국의 트럼프가 자국위주의 정책을 펴는데 편승하여 미국의 중국견제에 동참하는 모양새로 구축함을 경 항공모함으로 개조하여 실전에 배치하기 직전이고 상륙정을 준비하는 등 해군력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중국과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에 경 항모와 구축함 등을 파견하는 문제를 미국과 협의해 합의를 얻어냈다고 한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을 견제하는 의미와 태평양 방위전략의 일환으로 활용하게 되는 셈이니 나쁠 것이 없다는 태도다.

아울러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다는 구실까지 붙여 자위대 병력을 헌법이 정한 이상 수준으로 끊임없이 늘려가고 있다. 아베가 평화헌법을 전쟁가능 국가로 고치려다가 국민의 신임이 덜어져 불가능하게 되자 이런 구실을 내세워 실질적 전쟁가능 국가로 자위대를 재편하는 것이다.

일본 집권층은 아베가 물러나도 여전히 같은 맥락을 유지할 것이다. 일본의 집권은 항상 그들 안에서 이루어지는 속성이어서 그 밑바닥에 잠재된 침략근성은 변하지 않는다. 최근 한일관계가 껄끄럽게 바뀐 이유도 현 정부의 문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이 그들의 속셈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시절 이명박근혜로 이어지는 동안 한국정부는 일본의 요구에 고분고분했고 우리가 이룬 경제의 상당부분을 일본이 가져갈 수 있었다. 걸핏하면 일본과 협의를 했고 그들의 뜻대로 외교노선도 흘러갔다. 그러다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들과 선긋기가 시작되고 끊임없이 미뤄지던 강제징용 배상판결이 확정되어 일본이 틀어졌다.

그동안 그들이 좋을 대로 진행되던 국제관계와 한일관계가 비틀어지자, 그들은 무력을 증강하고 기회만 주어지면 어떤 명목으로든 한국에 치명타를 가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군비가 갖추어지고 힘이 더 생기면 오래지않아 센카쿠열도만 아니라 독도에 항공모함을 보내는 날이 올 가능성도 있다.

그들은 임진난 이후 계속 한반도에 미련을 두고 있는 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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