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의 등록금 반환 결정을 환영한다.
전북대학교의 등록금 반환 결정을 환영한다.
  • 전주일보
  • 승인 2020.07.0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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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1학기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자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건국대학과 한성대학이 등록금 일부를 반환하기로 결정한 이외에 여타 대학들은 이런저런 구실로 난색을 보이며 등록금 반환을 회피해왔다.

이런 가운데 전북대학이 지난 6일 등록금 반환을 결정했다. 대학본부와 총학생회가 오랜 협상 끝에 등록금 납부액의 10%, 1인 평균 196,000원을 특별장학금 형식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하여 결정했다. 국립대학가운데 등록금 반환을 결정한 학교는 전북대학이 처음이다.

1학기에 등록금을 납부하고 2학기에 등록하는 학부생의 등록금 고지서에 해당 금액을 재난장학금으로 처리하여 차액만 납부하는 방식으로 반환한다. 8월 졸업생은 직접 지급하고 2학기에 등록하지 않는 학생은 복학 때에 지급하며, 자퇴하거나 제적학생은 지급대상에서 제외한다.

전북대학은 그동안 등록금을 동결하여 재정형편이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 어려운 시기에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등록금 반환을 결정했다고 한다. 퍽 바람직한 일이고 다른 대학이 본받을 만한 결정이다. 전북대학보다 훨씬 많은 등록금을 받는 도내 사립대학들도 1학기 내내 학사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심각하게 반환을 검토해볼 일이다.

전북대학 김동원 총장은 코로나로 어려운 학부모들의 학비부담이 조금이나마 덜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반환을 결정하는 일은 분명히 쉽지 않았을 터이다. 그럼에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스승의 위치에서 학교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수업도 하지 않고서 등록금을 그대로 받는 일이 마음에 걸렸을 것이다.

아무리 돈이 중요하지만, 공정하지 못한 상황을 그대로 눈감고 모르쇠로 나가는 일이 상아탑이라는 대학에서 자행돼서는 안 된다. 학생들에게 눈 질끈 감고 돈을 좇는 일을 가르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수업은 하지 않아도 시설 유지비가 들고 교직원 인건비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등록금을 반환할 여력이 없다는 학교들은 이번 전북대학의 결정을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학교 예산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집행하지 못한 예산도 제법 있을 것이다. 자치단체에서 축제 등 불용액과 쓰임을 줄인 예산으로 재난지원금을 만들어 주민에게 지급한 것처럼 대학도 그런 예산을 끌어 모으고 조금 절약하면 많지 않은 금액으로 반환이 가능하다고 본다.

대학교는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체가 아니라 나라의 동량을 기르는 상아탑이다. 세상이 다 흐리고 돈만을 추구하는 각축장이 되었어도 대학은 대학다워야 한다. 통 큰 금액의 반환은 아니어도 형식적으로라도 반환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학생과 학교의 내일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각 대학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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