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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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일보
  • 승인 2020.06.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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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짐고문
김 규 원/편짐고문

이 글을 시작하는 28일 오전의 코로나19 새 확진자 수가 51명이다. 잦아들 듯하다가 다시 50명 선을 넘어서는 새 확진자 수를 보며 코로나 동행 시대를 실감한다. 어두운 밤길을 걷는 우리와 동행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언제 불쑥 손을 내밀지 알지 못한다. 마스크 잘 쓰고 손 씻고 밀집 구역 조심하고 타인과 접촉하지 않는 나 홀로 생활에 익숙해야 한다.

그동안 청정지역인 듯 새 감염사례가 없던 전북과 전남지역에도 다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방문판매인지 다단계인지 하는 밀집 모임이 원인이라고 한다. 그럴듯한 논리로 금세 돈이 굴러들어올 것처럼 세포조직을 늘려가는 그들의 사업 특성 때문에 감염병 전파가 잇따르는 듯하다. 자칫 지역감염이 확산할까 걱정이다.

지난주에 한국전쟁 70주년인 625일이 지났다. 북한의 김여정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장사정포 포문을 여는 등 대남 도발을 시작하다가 김정은이 없던 일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슬그머니 건드려본 것인지 노선 간 갈등인지 알 길은 없으나,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의 전환을 노리는 수법이 아닌가 싶다.

 

국회, 그만 놀고 일하라

 

이렇듯 나라 안팎이 혼란한데 임기 개시 한 달이 다 돼가는 국회의원님들은 오늘도 놀고먹기 삼매경이다. 지난 20대에 깽판치다가 된서리를 맞은 통합당이 발목을 붙들어 원구성도 못하고 다시 국회의장이 3일의 말미를 주어 협상을 유도한다는 소식이다. 통합당으로 살아남은 의원들은 그들 지역에서 20대 시절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일에 고무되어 여전히 몽니를 부리는 지 모르지만, 이런 어려운 시기에도 계속 같은 짓을 되풀이하다간 아예 존재가 없어질 수도 있다.

통합당의 주호영 원내대표가 산사(山寺)를 돌며 시간을 끌다가 돌아오는 시점에서 상임위 다 포기하고 야당 노릇을 제대로 할 것처럼 말했다. 그랬는데 국회에서 소속 의원들의 박수에 다시 투지가 살아났는지 슬그머니 원점으로 돌아가 요즘 애들 말로 개긴다. 마치 상원(上院)처럼 법 제정을 쥐락펴락하는 법사위원장을 고집하는 통합당의 소망을 2/3 가까운 의석을 받은 민주당이 내줄 리는 만무하다.

20대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이 제대로 했더라면 법안 처리율이 35%에 머물지 않았을 것이고 통합당이 지역당으로 전락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고서도 미니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겠다고 생떼를 쓰는 건 어떻게 해석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조금이라도 반성한다면 이런 발목잡기는 그만두어야 옳다. 지금 나라 안팎이 얼마나 어렵고 긴박하게 돌아가는지 안다면 최선을 다해 협력하면서 국민의 신망을 얻어야 할 것이다.

 

오래된 적국(敵國), 일본

 

얼마 전에 출간된 미국의 전 안보보좌관 볼턴의 회고록이 세간의 화제가 됐다. 그의 회고록에서도 일본의 아베가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을 반대하였고 평화협정을 추진하는 문제에도 트럼프를 설득하여 반대했다는 내용이 있다. 한반도 안정과 남북 교류를 가장 싫어하는 나라가 일본이다. 어떻게든 남북이 대립하다가 전쟁이라도 벌어지면 미운 한국이 막대한 타격을 입어서 좋고, 군수물자를 팔아 돈을 벌 수 있기를 기대하는 꿩 먹고 알 먹는 꿈을 꾼다.

또 트럼프가 G-7 의장국으로 회의를 9월로 미루면서 그 회의에 한국과 몇 나라를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하겠다고 한 데에 아베가 쌍지팡이를 짚고 나서서 반대를 외쳤다. 한국의 참여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한국의 징용 배상 판결에 밸이 꼬인 아베가 한국에 반도체 재료 판매를 금지하였다가, 되레 역풍을 맞은 앙갚음을 하려는 심사도 포함되었을 듯하다. 사사건건 한국과 대척점에 서는 일본의 속물근성이다.

일본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일부 보수 세력과 젊은이들은 일본사람들 좋기만 한데 지나친 경계심이라고 지적한다. 친일파들은 일본의 강점기가 있었기에 한국이 근대화하고 공업발전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공자맹자를 조상보다 위하던 조선을 깨우친 나라가 일본이라는 것이다. 터무니없는 생각이다. 임진란 이후 일본은 끊임없이 한반도를 노려왔다.

일본의 지배계층은 지금의 아베를 배출한 극우보수집단이다. 지금까지 일본은 그들 지배계층의 뜻대로 움직였다. 일본국민들은 그들이 이끄는 대로 순종한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지도자가 지향하는 방향이라면 무조건 따른다. 아베의 한국경시와 방해는 그의 조상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증조부가 1894년 경복궁을 포위하고 고종을 칼로 위협하여 김홍집 개화 내각을 만든 일본군 여단장 오오시마 요시마사(大島義昌)이었다.

아베의 조부는 일본이 패전하여 항복하던 때 다시 조선에 돌아올 것이라고 맹세한 조선의 마지막 총독이던 아베 노부유키이다. 외조부는 한국을 곤경에 몰아넣었고 평화헌법을 개정해야한다고 주장한 기시 노부스케 전 수상이다. 그들 집단은 언제든 한반도를 일본의 영토로 먹어치울 궁리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아베가 물러나고 다른 자가 수상이 되어도 한국을 보는 시각이나 대하는 정책은 같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들은 우리의 적이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제품 소비가 줄고 자동차들이 철수를 서두르는 등 일본경제에 타격을 주었지만, 최근에 다시 일본 제품 판매가 서서히 고개를 들어 닌텐도 게임인 동물의 숲이 매진되고 웃돈을 주고 거래하기도 했다는 소식이다. 또 신발매장 ABC마트 등 일부 매장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그들이 말하던 것처럼 우리는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식는 냄비근성을 버리고 끝까지 극일(克日)의 길을 걸어야 한다.

내일 모레면 7월이 시작된다. 코로나바이러스를 견디고 일본의 집요한 방해도 물리쳐야하고 미국의 지나친 간섭에서도 벗어나고 북한의 협박도 이겨내야 하는 우리다. 사면초가의 상황이지만, 슬기로운 국민이 있으니 믿고 일단 정치판, 국회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뜨거운 여름에 죽어나는 건 가난한 서민들이다. 국회, 더는 놀고먹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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