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갈 곳 없는 이들에 관심을
무더위에 갈 곳 없는 이들에 관심을
  • 전주일보
  • 승인 2020.06.0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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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낮 전주시 기온이 33에 달했다. 시내 중심가와 볕이 내리쬐는 도로, 바람조차 통하지 않는 쪽방의 온도는 35이상이었을 것이다. 미세먼지 농도는 7일 밤부터 매우나쁨나쁨사이를 오르내리기를 거듭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새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50명을 넘었다. 정부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검토할 만큼 심각하게 바이러스가 번지는 양상이다.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감염은 벌써 7~8차 감염을 일으켜 언제든 다시 대규모 집단감염 가능성을 보이는 상황이다.

날씨는 뜨겁고 미세먼지마저 나쁨인데다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위협을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사면초가인 셈이다. 특히 가난하고 나이 많은 노인계층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진정 죽을 맛이라고 호소한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유일한 놀이터이던 노인복지관이 문을 닫아 갈 곳이 없다.

경로당도 전처럼 몰려 앉아 놀지 못하고 많은 사람이 들어가기도 곤란해서 서로 눈치가 보여 갈 수 없다고 한다. 날씨가 더워져서 공원에 앉아도 더운 바람이 훅훅 치밀고 은행 객장에 잠시 가서 쉬는 것도 눈치 뵈는 것 같고, 오고 가다보면 땀이 나서 곤란하다고 하소연한다. 그렇다고 텅 빈 집에 앉아 에어컨을 켜고 있으려니 식구들 눈치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고 다른 가족과 함께 사는 노인은 행복한 편이다. 나라에서 주는 기초 생활비로 연명하는 가난한 노인들, 쪽방에서 아픈 몸을 뉘고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견디는 이들에게 여름은 지옥이라고 한다. 더구나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이 상존하고 있으니 지인을 찾아가기도 어렵고 사람을 만나는 일이 거의 없어 정말 외로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어려운 그들에겐 미세먼지나 코로나바이러스는 당장 위협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를 견디는 일이 가장 어렵다. 바이러스 때문에 함부로 나들이할 수 없으니 꼼짝없이 좁은 방에 갇힌 신세인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는 그들을 위해 정부나 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들의 더위와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방안은 없는지 생각해볼 때다.

각 지자체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찾아내서 도움을 주고 있지만, 이 더위 속에 갈 곳 이 막혀 고통을 당하는 이들의 어려움은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 여름동안 만이라도 어려운 이들이 견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보살펴주는 방안은 없는지 고민하자. 경로당에 전기료를 지원해주는 정도로는 정작 어려운 이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하지 못한다.’라는 속담은 묵은 시대의 핑계다. 오늘의 정치는 가장 낮은 사람, 가장 어려운 사람이 견디며 살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 좋은 지도자는 경제를 탄탄하게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가엾게 죽어가는 이가 없는 나라를 만드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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