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를 건너는 지혜
새로운 시대를 건너는 지혜
  • 전주일보
  • 승인 2020.05.3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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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6월 초하루다. 잡힐 듯하던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의 소망을 비웃는다. 이태원 발 바이러스는 유럽형이라던가. 바이러스가 유럽형이어서인지 몰라도 4, 5차 감염까지 꽤 성능(?)이 좋다. 한 자릿수 확진자 추세가 79명까지 늘더니 30명 언저리로 내려오는 진정세를 보여 다행이다. 언제까지 코로나 종식을 기다릴 수 없어 학교를 다시 열고 생활방역으로 전환한 가운데 아이들의 추가 등교로 학부모들은 불안하다.

예상한 대로 우리는 싫어도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지낼 수밖에 없는 코로나와 동거하는 시대에 산다. 포스트 코로나를 입으로 뇌이지만 떠나지 않는 바이러스를 어찌하랴. 530일 세계 통계를 보면 590만 명 이상이 감염되어 362천 명이 죽었다. 우리나라는 11,400명이 감염되어 269명이 죽었다. 미국과 브라질이 여전히 급증세를 보이고 남미 전역에서 엄청난 확산세를 보인다.

부자들이 해외여행에서 수입한 바이러스로 가난한 사람과 약한 노인들이 죽는 시대다. 이런 동거가 앞으로도 얼마 동안 이어지면서 어렵고 약한 사람들은 적응이 어려운 세상이 될 것이다. 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며 진행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는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힘 있는 자들끼리 잘 먹고 잘사는 시대를 추구하는 세력이 몰락하고 어려운 이들을 챙기는 이들에 표를 주어 함께 가는 시대를 열어주었다.

 

21대 국회는 달라야

 

지난 20대 국회는 독재 시절을 제외하고 최악의 국회였다. 국회에서 난장판보다 더한 추잡하고 거친 표현이 난무했고 의회가 열린 일수도 가장 적었다. 법안 처리율은 37%로 역대 최저, 의회가 열리는 날 무단결석이 38%에 이른 국회의원이 3명이고 결석률 1위에서 10위까지 의원 모두 자유공화당, 통합당, 친박신당 등 보수 정당 출신이었다. 다행히도 그들 모두 총선에서 낙선하거나 출마하지 않았다. 국민은 놀고먹는 국회, 싸움판 국회를 원하지 않았다. ,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파벌을 만들거나 이익을 위해 이합집산을 일삼은 자들을 가차 없이 내쳤다. 민주당 바람에 낙선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

이제 21대 국회가 열린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 법정 65일 개원 일도 지키지 못할 수 있다. 통합당이 법사위와 예결위 위원장을 달라고 요구하지만, 민주당은 줄 마음이 없다. 지난 국회에서 야당 법사위원장으로 인해 숱한 민생법안과 우리 전북의 공공의대법안도 좌초했다. 국민의 뜻을 잃은 정당이 욕심을 낼 일이 아니지 싶다. 이번 국회에서도 여전히 생떼를 쓰겠다는 생각이 아니면 물러서서 국민의 눈에 들 의정활동을 생각할 때다.

코로나와 동거하는 이 새로운 시대에 지난날처럼 싸움질에 물고 늘어지기 야당을 생각한다면 곤란하다. 국민은 코로나바이러스와 심각한 경제위기에 신음하는 가운데 정당의 이익이나 사익을 위해 투쟁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여야가 온 힘을 기울여 최선의 길을 모색해도 헤쳐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가 문을 닫아걸고 목숨을 지키느라 우리 물건을 사줄 여력이 없다. 팔아야 먹고사는 우리 경제를 살리는 일과 국민건강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조금씩 양보하고 어서 국회를 열어 살길을 찾자.

 

전북의 새 시대를 열자

 

누군가는 우리 전북이 코로나바이러스 피해를 덜 입은 이유는 가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가난해서 해외 유학생이 적고 해외여행도 적게 다녀서 초기부터 감염자가 적었다는 말이다. 그럴듯한 말이다. 물론 그런 이유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겠으나 필자는 그보단 우리가 현명해서 지킬 것을 잘 지키고 따라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급하지 않고 차분한 성정(性情)이어서 사리 분별에 무리가 없어서 일 것이다.

코로나와 동거하는 시대, 새로운 모럴이 등장한 오늘을 살면서 이제 전북도 그만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야 한다. 언제까지 낙후타령을 뇌이며 속으로 붉으락푸르락 해봐도 달라질 것 없고 변할 수 있는 정황도 아니다.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면서 힘든 걸음이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미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동행하며 우리가 사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전북출신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들이 도내 선거구 외에 23명이다. 도내 지역구를 합하면 33, 300명 가운데 11%가 전북출신이다. 역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한 게 아닌가 싶다. 코로나 사태로 나라살림이 어렵기는 하지만, 이미 낙후라는 부끄러운 이름표를 단 지역이니 그들의 협조를 받아 훌륭한 지역개발 계획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한다.

엊그제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사업 계획에 군산시민단체가 지역문제를 들고 나와 사업추진을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해당지역이 현재 김제시와 관할문제로 재판을 진행중이라는 이유다. 반대보다는 수질개선과 범위 조정 등 조정방안을 내놓을 때. 손바닥만 한 전북 내에서 지역을 따지면서 국책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일은 생각해볼 일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시야를 넓게 열어야 할 때다.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이한 오늘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국가재정이 크게 흔들려 내년 예산에서 기왕에 추진하던 사업조차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더구나 세계 각국 경제가 코로나 영향으로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건이 적게 팔려 당연히 세금도 적게 걷히는 심각한 경제위기가 눈앞에 보인다. 이웃끼리 네 것 내 것을 다툴 계제가 아니다.

우리 전북인이 혼연일체가 되지 않고는 헤쳐 나갈 수 없는 시대가 이미 열렸다. 가능한 모든 인적자원과 수단을 총동원하여 전북이 앞으로 나가는 일에만 몰두하자. 우리 동네로 들어오지 못할 바에는 다른 동네에도 가지 못하게 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은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다. 방자한 인류의 행동에 자연이 응징을 가하는 무서운 시대를 무사히 삐져나가는 지혜와 단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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