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들쑥날쑥, 위화감 키울라
재난지원금 들쑥날쑥, 위화감 키울라
  • 전주일보
  • 승인 2020.05.26 1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시와 군산시, 익산시, 완주군, 순창군 등은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결정되기 전에 지자체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하고 지급했다. 전주시는 건강보험금액과 코로나19에 가계가 어려워진 이들을 변별하여 지급한 반면, 여타 지자체는 시민 1인당 일정액을 일괄 지급했다. 그리고 나머지 지자체도 자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예산을 마련해서 정부지원금과 중복지급하거나 지자체 지원금을 제외한 금액을 지급했다.

지급 액수와 지급대상, 지급일자, 지급 방법이 제각각이어서 일부 지역에서는 공돈처럼 받으면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국가가 주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역상품권으로 주면서 시군이 먼저 지급한 10만원을 공제하고 지급한 지역에서는 불만이 컸다는 말도 있다. 지급일자가 늦어 아직도 지원금을 수령하지 못한 지역도 있다.

재난지원금 지급목적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줄어든 가계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와 함께 갑자기 줄어든 소비심리를 일깨워 어려움에 빠진 서민경제를 돕자는 뜻이다.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도움이 필요 없는 이들에게도 지급된 것은 모든 국민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힘이 들었으므로 서로를 위로한다는 의미도 있다. 일부 공직자와 시민들은 지원금을 기부하여 더 어려운 이들을 돕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였다.

이런 여러 의미와 사정을 생각하면 재난지원금은 모든 지자체가 공평하게 지급되고 사용되어서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 견디는 공동체의 모습으로 나타났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자체는 어려운 예산형편에서 재원을 마련하여 나눠주면서도 타 지역과 비교하고 어딘지 불편한 생각이 나지 않도록 각 지자체가 협의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런 일이 곳곳에서 준비되는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 한 번도 의견을 모아보지 않은 전북도의 조정능력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각 지자체가 독립된 예산구조와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단체장이고 지자체의 고유한 권한을 전북도가 간섭하거나 지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북도가 쥐고 있는 도비 예산이 있고 광역행정구역의 역할이 이러한 불평등 문제를 사전에 협의를 통해 조율할 수도 있었음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시군 간 분쟁이나 이해가 걸리는 문제가 나오면 언제나 실감하는 게 전북도가 너무 광역자치단체의 역할을 등한히 한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각 시군 단체장들과 시군의회의원들은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문제를 결정하면서 다른 시군의 형편이나 문제를 고려했었는지 궁금하다. 우리 시군만 더 많이 주어 단체장과 의회의 인기를 높이려는 생각은 없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아울러 조금 열린 시각으로 다른 시군과 협의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적게 받거나 늦게 받는 시민들의 불만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경쟁하면서 발전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경쟁심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평범한 생각을 가져보기 바란다. 우리는 모두 전북도민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다. 위화감은 단합을 해치는 치명적인 독소로 작용할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