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내 아이가 단 사흘만이라도 건강한 아이로 있어준다면"
군산, "내 아이가 단 사흘만이라도 건강한 아이로 있어준다면"
  • 박상만
  • 승인 2020.06.21 09:42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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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개관 1주년 맞아
발달장애인 부모모임 '자립추진위' 인터뷰

 

 군산시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전경

전국 최초로 군산시에서 직영 운영되고 있는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가 22일 개관 1주년을 맞는다.

전주일보는 지난해 평생교육센터 개관에 앞서 수 년간 관계기관을 찾아 다니며 눈물의 호소와 설득으로 군산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를 만들어낸 부모들의 모임 ‘발달장애인자립추진위(발자취)’ 회원들을 만나 발달장애인의 복지와 자립을 위한 생각과 바램을 들어봤다.

이날 김은하씨는 발달장애를 가진 27세의 건장한 청년이라는 아들을 소개하기 전 "내 사후 혼자 남겨질 아들 생각에 가슴이 울컥 해진다"며 "내가 죽을때 아이와 함께 죽고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편집자 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나의 아들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

군산시는 공교육 형태의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가 지난해 6월에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학령기 이후에는 갈 곳이 없어 난감하기만 했던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들에게 아주 조그만 숨통이 열린 셈이다.

발달장애인에게 평생 교육은 생존이고, 이들에게 평생교육이 보다 더 안전한 공교육 형태로 만들어진 전국 최초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설립으로 희망의 불빛이 만들어 진것이다.

이날 장애 부모인 김은하 씨는 "외로이 걷는 나그네에게 멀리서 비치는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걷게 한다는 어느 방송사의 공익 광고 문구가 나는 참 좋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평생 학습센터가 비춰 준 불빛을 희망으로 삼아 이 세상에서의 삶이 즐거운 소풍이었노라고 ,

내가 걷는 길이 혼자 걷는 길이 아니었고, 이 길에 찍힌 발자국대로 잘 따라오기만 하면 우리 뒤의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들도 행복할 수있다 라고 자신있게 말 해주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발달장애인 평생 학습센터'가 장애 아이들에게 자립을 위한 바리스타 교육 중

-내 아들은 27세 건장한 청년...정신연령은 아직도 유아기에 머물러

나에게는 신체 나이는 27살의 건장한 청년이지만, 정신 연령은 아직도 유아기에 머무르고 있는 아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도 “ 엄마 뽀뽀해요”라며, 엄마 볼에 뽀뽀를 하려고 한다,

뽀뽀는 집에서만 하는 거라고 십수년을 가르쳐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

매일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먹을 것에 집착하며, 동생들과 조카들에게도 존댓말을 쓴다.

신체 발달과 정신 발달의 부조화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행성을 찾지 못하고 지구에 불시착한 나와는 다른 생명체인지 나의 아들을 나 조차도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나의 아들과 20년이 넘도록 육아 전쟁을 하다보니, 내 뼈와 살을 다 녹여내어 아이의 입에 넣어 먹여 키워낸 느낌이 든다.

강산도 변한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십년이 지나도 변할까 말까이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삼중고의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사회 사업가로 성장한 헬렌 켈러는 그의 저서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들을 수 있는 게 얼마나 고마운 지, 아는 사람은 귀머거리뿐이고,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채로운 축복을 누릴 수 있는 지 아는 사람은 소경 밖에 없다"

"건강한 아이가 부모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고 위안이 되는 지, 아는 사람은 장애 아이를 가진 부모 밖에 없다"라고...

'발자취' 부모들 정기 모임

내 아이가 “단 사흘만이라도 건강한 아이로 있어준다면”

헬렌켈러가 단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경이로운 눈길로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고, 기억하며 또 자연의 변화를 감상할 것인가를 떨리는 마음으로 얘기한 것처럼,

나도 “우리 아이가 단 사흘만이라도 건강한 아이로 있어 준 다면, 그 사흘 동안 난 아이와 끝없이 눈을 마주치며,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 지 말해주고 또 내 아이가 엄마를 얼마나 믿고 신뢰하는 지를 느끼고싶다”고 했다.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이 단지 탯줄로 이어진 너와 나는 어미이고 새끼라는 교감만 충분히 나누고 싶다는 것이다.

가 죽을때 아이와 함께 죽고싶다

영국의 환경 운동가인 제인 구달은 침팬지 보호구역에서 10여년간 침팬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인간 행동의 근원을 찾기 위한 연구였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침팬지와 가까워진 제인 구달은 마침내는 침팬지와 익숙해지고 그들 가까이에서 그들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제인 구달은 각각의 침팬지들에게 이름을 붙여주었다.

제인 구달이 침팬지를 관찰하기 시작했을 무렵 마침 플로라는 이름의 어미 침팬지가 아들 플린트를 낳아서 양육하게 된다.

플로는 아주 온화한 방법으로 플린트를 양육한다.

플린트가 잘못을 했을 때는 체벌보다는 주위를 환기시키는 방법으로 교육을 하고 자식에게 힘이 되어주려 한다.

유난히 어미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플린트는 어미가 죽자,식욕마저 잃고 우울 증세를 보이다가 한달여만에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 침팬지 모자의 죽음을 보며 난 내 사후 혼자 남겨질 아들 생각에 가슴이 울컥하였다.

성년이 되어도 스스로 자립할 능력이 없어서 모든 것을 주변사람에게 의지해야만 하는 내 아들의 남은 삶을 생각하니, 어미로서 두렵기만 하였다,

놀랍게도 침팬지들은 어미가 죽으면 나이가 더 많은 형제,자매가 동생을 데려다 키운다고 한다,.

발달장애 아이를 둔 엄마를 생각하면 보통의 경우 “아이와 함께 죽고 싶거나,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은 엄마”라고들 표현을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살아서도 지옥 ,죽어서도 지옥밖에 갈 곳이 없는 엄마들인 셈이다.

이렇듯 상황이 절망스럽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같은 아픔을 가진 엄마들끼리 모여 우리 아이들이 아주 조금이라도 사회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들 스스로 자립할수 있도록 만들어 보고자 발자취에 활동하게 됐다"고전했다 .

부모가 건강해야 내 아이와 오래 동안 함께 할수있다.

그는 어느 책에서 본 "내가 앞으로 무었이 더 필요할지, 엄마는 잘 몰라. 그러니 우리 같이 찾아보자.  평생 동안...

그 길을 찾아가기 위해 엄마는 밥도 잘 먹고 한약도 먹고 영양제도 챙겨먹으면서 잘 지낼께. 아들! 이 세상 같이 열심히 살아 내 보자"는 애뜻한 장애 아이 부모의 글을 소개도했다'

그러면서  " 마지막으로 부모님들의 마음도 잘 챙기시길 바라며, 부모님들이 건강해야 장애를 갖은 우리 아이들과 오랫동안 같이 건강하게 갈 수 있다"고 모든 장애부모에게 위로 메세지를 전했다.

/박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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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림 2020-06-21 10:47:05
행복한 군산입니다. 제 아이도 아픈데, 군산으로 이사를 가야할것같네요.

정영훈 2020-06-21 10:50:42
참 대단한 부모에 대단한 군산이네요. 이런거 하라고 세금을 내는데, 오랜만에 뿌듯합니다. 훈훈한 기사 감사합니다.

ㅇㅅㅇ 2020-06-21 11:15:21
이번을 계기로 좀더 나은 희망을 가질수 있었으면 합니다. 화이팅

최영선 2020-06-21 11:07:56
기사를 보는데 발달장애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마음이 울컥거려 혼났네요~
군산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1주년 언제나 든든합니다.화이팅!!!!

양채은 2020-06-21 11:10:51
누나도 힘든데 그 부모는 얼마나 힘들까요.. 항상 응원합니다! 행복할 그 날이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