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독주 민주당, 권력에 취하면 안된다"
"일당독주 민주당, 권력에 취하면 안된다"
  • 고병권
  • 승인 2020.04.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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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총선서 지방정부, 지방의회 이어 국회 권력도 장악
- 단일대오 형성 지역현안에 한 목소리 추진 등 장점 불구
- 줄서기, 편가르기 등 폐해에 민심 괴리 등 부작용도 우려

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북지역 10개 선거구 가운데 9석을 차지하면서 4년만에 다시 일당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전북도지사는 물론 전주시장 등 14개 지자체 가운데 11곳의 기초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여기에 39명 정원의 전북도의회는 민주당이 36석, 민생당·정의당·무소속 등이 각각 1석으로 민주당 독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또 전주시의회를 비롯한 기초단체 의원 가운데 90%이상이 민주당 소속이다. 이처럼 민주당은 전북에서 선출직 공직자의 90%이상을 장악한 절대권력을 가진 제일당이다.

이런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10석 가운데 9석에서 당선인을 배출하면서 견제세력 부재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일당독주로 인한 단일대오 형성은 중앙정부를 상대로 하는 지역의 굵직굵직한 현안에 대해 국회와 지자체, 지방의회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견제 세력이 없는 일당 독점 구조는 줄서기나 편가르기 등 폐해를 부채질할 수 있다. 또 절대권력은 부패할 가능성이 있고 민심과 괴리된 정치 행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지역정가는 이번 민주당의 압승에 대해 국민들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정권심판보다는 위기극복과 야권심판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지역의 민심도 보태졌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도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세계가 인정한 위기 관리능력 덕분이다.

전북의 총선결과는 또 정치세력 교체와 세대교체를 동시에 가져왔다.

4년전 20대에서 전북 유권자들은 민주당 독주에 대한 반감과 건전한 견제세력 육성을 위해 국민의당에 7석을, 자유한국당에 1석을 맡겼다. 민주당은 2석에 그치면서 전북에서 군소정당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무소속 1명을 제외한 9명의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켰다. 이 과정에서 민생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이 주장한 전북정치 균형론이나 인물론을 모두 집어삼켰다.

전주병 선거구에 민생당으로 출마했던 정동영 의원은 대통령 후보에 당대표를 지낸 4선 의원으로 전주에서 불패신화를 이어갔지만 이번에 32.04%의 득표율로 낙선, 정치적 진로가 불투명해졌다.

또 우리나라 최초 여성검사 출신으로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후 익산에서 3차례 당선된 4선의 조배숙 의원도 15.6%의 저조한 득표율로 낙선했다.

정읍, 고창에 출마한 3선의 유성엽 의원도 낙선했다. 민생당 대표인 유 의원은 이번 낙선으로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다만 그는"1960년생인 저는 선거에 나서지 않았다면 금년이 공직생활 정년을 맞았을 것이다. 그래서 제 인생 전반기를 잘 마쳤다"고 밝혀, 재기를 암시했다.

정가는 이들의 낙선에 대해 전북정치의 세대교체가 단행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전북지역구에서 다선을 기록하며 간판역할을 해왔던 정치인들이 대거 퇴장하고 50대의 운동권 출신들이 전북정치를 이끌게 됐다는 것이다.

지역정가는 민주당과 당선인들에게는 4년전 참패의 설욕과 지역맹주 회복이 한없이 기쁘겠지만, 산적한 전북현안을 고려하면 그리녹녹치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가예산 확보는 물론 공공의대법, 탄소법 등 현안과 함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등 경제현안에 대한 당선인들의 왕성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경제는 물론 지역경제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당선인들이 한마음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극복에 주력함은 물론 민의와 도민의 여망에 부응해 지역발전과 경제회복에 힘이 되는 정책추진과 입법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총선은 지난 4년 동안 시험했던 대안세력의 잘못을 엄중히 꾸짖음은 물론 민주당에 새로운 4년을 맡긴 것으로, 당선인들이 권력에 취하거나 오만한 모습을 보이면, 4년후 또 다른 대안세력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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