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고창선거구 '외나무 다리 승부에 흔들리는 우정'
정읍.고창선거구 '외나무 다리 승부에 흔들리는 우정'
  • 고병권
  • 승인 2020.04.12 22: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교동창...5만 유권자 고창군민 마음은 어디러?

민주당 윤준병 대 민생당 유성엽, 친구사이 맞대결로 화제가 되고 있는 정읍·고창선거구는 선거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친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거친 설전이 오가고 있다.

윤준병 민주당 후보와 유성엽 민생당 후보는 모두 정읍 출신으로 전주고, 서울대를 나와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

윤준병 후보는 전북도청 근무를 시작으로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4월 행정1부시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유성엽 후보는 전북도 기획관, 도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뒤 2002년 지방선거에서 정읍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18, 19대 총선에서 무소속, 20대 총선에선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돼 3선 의원이 됐다.

호남 지역에서 세 번 연속 민주당 후보를 이길 정도로 탄탄한 인기와 기반을 갖고 있다.

친구 사이인 이들의 맞대결은 이번 총선에서 이색대결로 전북은 물런 전국적인 관심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들의 우정은 선거가 본격화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거 거친 설전 속에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 이들은 후보자토론회는 물론 선거캠프 성명, 보도자료를 통해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두 후보는 전북대 약대 캠퍼스의 정읍 유치, 윤 후보의 선거법 위반 여부 등을 두고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민생당 유성엽 후보는 전북대 약대의 일부 기능을 정읍 첨단과학센터에서 수행하는 점을 들어 '전북대 약대 캠퍼스' 정읍 유치를 홍보했다.

반면, 민주당 윤준병 후보는 "전북대 약대의 일부 실험 실습과정이 들어오는 것으로 약대 유치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에 유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해 “전북대 약대 유치가 허위이면 당장 검찰에 고발하라”며 “윤 후보의 사실 왜곡이 도를 넘고 있다”고 반격했다.

두 후보는 부창대교 건설에 대해서도 공방을 펼쳤다.

유 후보는 "오랜 기간 진척이 없었던 부창대교 건설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다리 건설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던 부안군을 설득한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이에 운 후보는 "(유 후보가)부창대교 건설을 위해 과거 4년 동안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다가, 정부 정책에 따라 진행되는 것을 혼자한 것처럼 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이와 함께 두 후보는 선거법 위반-부인 갑질 등을 두고 거친 설전을 계속하고 있다.

유성엽 후보는 "윤준병 후보의 부인이 민주당 지역 당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또, 윤 후보가 유사 선거사무소 운영 등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재수사를 받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윤준병 후보는 "이미 경찰에서 혐의 없음 통보를 받은 사안이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유 후보가)의도를 갖고 반복해서 공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또 윤준병 후보의 선거공보 중 ‘제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 대상’ 수상은 지자체에 주는 상으로 개인이 받는 상이 아님에도 개인이 받았다고 기재한 것은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는 선관위 판단을 두고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는 선거공보 3면 하단 ‘주요 수상 이력’에 ‘제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 대상’을 수상했다고 기재했다.

전북도선관위는 그러나 이는 지방자치단체인 서울특별시에 수여된 상이므로 윤 후보 개인이 받은 상이 아니기에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윤준병 후보 측은 “제1회 대한민국지방자치대상은 윤준병 후보가 서울특별시 도시교통본부장으로 재직 당시 추진한 올빼미버스에 대한 업적과 공로를 인정받아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특별시에 준 상이 맞다”고 밝혔다.

민주당 윤준병 후보는 "서울을 바꾼 능력으로 고향을 바꿔 달라는 민주당의 부름을 받은 이후 지난 11개월여 동안 정읍고창 구석구석을 돌며 주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과 갈망의 소리를 경청한 결과, 이제 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이 변하고 발전하려면 민심을 대변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집권 여당의 힘과 윤준병의 능력으로 10년 묵은 지역현안을 해결하고 정읍과 고창을 새롭게 확 바꾸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생당 유성엽 후보는 "저는 공무원, 시장, 국회의원까지 오직 고향을 위한다는 사명으로 일했다. 국회의원 하면서 주민들과의 약속인 출퇴근도 지켰다. 지금은 바꿔야 할 때가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가속도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짜 지역 사람, 초보 운전수보다는 경험 많은 베테랑 운전수, 초선보다는 4선의 힘이 정읍과 고창에 필요하다. 한번 더 일 잘하는 유성엽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총선에서 이 선거구는 정읍과 고창의 총 투표인구수 가운데 정읍시가 두 배 가까이 많다. 이들 후보들은 정읍출신이기 때문에 정읍 표심도 중요하지만 5만의 유권자가 있는 고창 군민의 마음을 누가 얼마나 얻느냐가 선거 마지막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들 두 후보가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과 비난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어 선거 결과를 떠나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병권.고주영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