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호의 이 한 권의 책- '이기는 선거'(최광웅 지음)
최영호의 이 한 권의 책- '이기는 선거'(최광웅 지음)
  • 김주형
  • 승인 2020.04.01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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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는 민심이다. 선거는 경제다. 그리고 선거는 수도권이다.'
- "정치는 항상 민생을 향해야 하고, 진보는 경제정책만이라도 중도층을 향해야 한다"
최영호 변호사 (법무법인 모악)
최영호 변호사 (법무법인 모악)

2013년 5월 민주당 당내경선을 앞두고 저자를 처음 봤다. 범상치 않은 외모에 중앙위원 명단을 막힘없이 읊는 모습을 보고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서울 강북에 거주하고, 데이터 정치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어, 2014년 이후 지리적ㆍ직업적으로 멀어졌지만, 발달한 SNS와 저자에 대한 팬심으로 책, 칼럼, 팟캐스트 등 저자의 정치 분석은 빼놓지 않게 되었다.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대부분 전문가는 야권 분열로 새누리당 압승을 예측했다. 모두가 ‘야권통합’만이 승리의 길이라고 외칠 때, 저자는 저서(바보선거)와 SNS를 통해 통합하면 지고, 분열하면 이긴다는 엉뚱한 주장을 했다.

꽤 많은 민주당 인사들은 저자의 SNS에 경악과 분노, 섭섭함을 토로했다. 국민의당은 끝까지 통합을 거부했고, 그 결과 민주당은 비례투표에서 3위를 했지만, 국민의당 후보가 새누리당 표를 잠식해 민주당은 수도권 의석을 독식하며 원내 1당이 됐다.

2016년 11월 미국 대선. 민주당의 힐러리와 공화당의 트럼프가 맞붙었다. 트럼프는 이민장벽, 보호무역을 내세웠고, 예능 진행자, 재벌, 극우적 성향이 맞물려 포퓰리즘 논란을 불러왔다. 젊고 쿨한 전임 오바마 대통령의 이미지까지 한몫해 미국 또는 한국의 대부분 기자와 전문가는 힐러리의 낙승을 예상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저자는 SNS에 트럼프가 이길 거라고 했다. ‘아니 왠 미국 대선?’ 대수롭지 않게 보았고, 그래도 힐러리가 이기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는 선거인단 306 대 232로 트럼프의 낙승이었다.

2017년 4월.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은 경선을 막 마쳤다. 안희정, 이재명 등 민주당 유력 후보의 탈락이 확정되고 본선 진출자를 대상으로 최초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존 10%대에 머물던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30%대까지 오르며 문재인 후보 지지율 턱밑까지 쫓아왔다.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었다. 모두의 관심은 안철수가 문재인을 이길 수 있을까였다.

그 순간 저자는 SNS에 대선의 득표율은 기호순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촛불 대선에 적폐 정당이 2위라는 말을 납득할 수 없었고, 저자의 예측을 흰소리처럼 웃어넘겼다. 그리고 대선 결과는 기호순과 득표순이 일치했다(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

이쯤 되면 저자의 선거 예측은 공학이자, 과학이다. 지금 정치에 관심을 갖고 선거 결과를 알고 싶다면 ‘이기는 선거’를 ‘구매’해야 한다.

필자가 이 책을 요약하면 ‘선거는 민심이다. 선거는 경제다. 그리고 선거는 수도권이다.’. 그리고 이번 총선을 바라보면, 태풍은 남에서 북으로 불지만, 민심은 북에서 남으로 분다. 바람을 떠나서 수도권 121석을 이기는 곳이 총선에 승리한다.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비례투표 3등을 하고, 수도권에서 후보 득표율 평균 42.77%를 하고도 당선의석은 82석으로 3분의 2를 석권한 것처럼 미세한 차이가 승리를 가를 것이다.

양당에 투표하는 고정된 지지층을 넘어 중도층 표심을 유혹하고,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불러들이는 당이 승리한다는 것이다(호남은 선거 판세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며, 1990년 체제로 지역주의가 고착되어 수도권 민심과 멀어진 상황이다).

저자는 20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낸 이 책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20대 총선은 중간평가 성격일 것이고, 역대 선거에서 공무원 수와 공무원 보수가 늘어난 시기에 여당이 이긴 선거는 없다고 강조한다.

국민은 노동자들이 뼈 빠지게 일해서 번 돈으로 공무원ㆍ공공기관 보수에 쓰는 정부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우리나라 공무원에 대해 평균보수는 이미 7천만원 수준으로 상위 10%이고, 근속연수는 민간의 3배 가까이 되며, 연금수령액은 국민연금의 6배 이상으로 공무원은 ‘현직 상류층, 은퇴 후 귀족층’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무엇이 공공부문인지조차 알 수 없는 잘못된 통계를 근거로 공무원을 늘렸고, 공무원 보수를 인상했다며, 우리나라는 이미 공공부문 지출과 공공부문 인건비 지출에서 OECD 최상위 국가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년간 공무원은 5만명 이상 늘어 박근혜 정부 4년을 능가했고, 2019년, 2020년은 더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되어, 저자는 2020년 총선이 궁금하다고 했다. 이를 읽는 필자도 무섭고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지만, 문재인 정권에 쓴소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얼핏 보면 저자는 정권의 반대편 같지만, 정치는 항상 민생을 향해야 하고, 진보는 경제정책만이라도 중도층을 향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서 저자의 진보와 정권에 대한 깊은 애정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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