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성금관리, 투명하고 뜻있게
코로나19 성금관리, 투명하고 뜻있게
  • 전주일보
  • 승인 2020.03.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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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온 지구(地球)가 앓고 있다. 유럽과 미주지역에서는 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크게 늘어 비상사태를 선포한 나라도 여럿이다. 우리나라는 엉뚱한 신천지 집단의 장난으로 엄청난 피해가 있었지만, 효율적인 대응으로 차츰 수그러드는 추세다. 한국의 차분하고 신속한 대응은 세계가 주목하고 배워갈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 경북에서는 하루 천여 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가운데 병상이 부족하여 자가 대기를 하다가 숨지는 사례가 있기도 했지만, 이들 환자를 병상 여유가 있는 지역으로 분산 수용하면서 한 고비를 넘긴 듯하다. 우리 전북에도 300명 가까운 경증 · 중증 환자들이 이송되어 관리하고 있다.

17일 오전 현재 확진환자 8,320, 격리해제 1,401, 사망 81명이다. 이들을 관리하는 전국의 병원과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은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 이번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모든 공공시설이 운영을 중단하고 모든 행사가 취소되고 학교의 개학이 미뤄지는 바람에 이와 관련된 서비스업, 생산업체, 농민, 근로자가 소득이 줄거나 아예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처럼 나라에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서로 돕자는 우리의 아름다운 마음들이 쏟아지고 있다. 전주시 효자4동에 사는 한 기초생활수급자는 동 방범대에 현금 20만원과 손 편지를 몰래 전달하고 사라졌다. 손 편지에는 안녕하세요. 저는 기초수급자로 생활하고 있으며 한 명의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대구시민 여러분, 힘내시고 파이팅입니다. 여러분들 사랑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 아주머니가 낸 20만원은 부자가 가진 200억 원보다 더 큰 돈일 것이다. 그 돈이면 모녀가 한 달 동안 반찬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금액일 터이다. 피 같은 돈을 몰래 내놓고 간 그 마음에는 이웃의 아픔을 오롯이 걱정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그런 돈과 물품이 여기저기서 연일 각 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 기탁되고 있다. 의료진을 걱정하는 사람들, 어려운 형편을 당해 곤란한 사람들 생각하는 이들의 정성이 코로나19 성금으로 전달되고 있다.

그런데 이 성금들을 사용하는 방향들이 제각각이고 그것을 집계하고 관리하는 곳이 정해져 있지 않다. 성금을 낸 사람의 뜻에 따라 사용하는 게 당연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생각하면 그 사용처가 애매하거나 방만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횡령한 사례와 엉뚱한 용도로 사용한 일도 있었다. 기부자의 뜻과 전혀 달리 사용된 것이다.

물론 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런 파렴치한 행위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적어도 전북도에서만은 이 성금을 관리하는 임시기구라도 만들어 성금의 내력과 그 사용처를 때때로 집계하고 공표하여 성금을 낸 이들의 정성에 어긋나지 않게 관리하기를 바란다. 금액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투명한 관리를 하게 되면 성금도 더 나올 수 있고 낸 이들의 보람도 커지리라 생각한다. 이제라도 전북도는 코로나19 성금 결산을 매주 1회라도 발표하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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