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시내버스 이래서 안 탄다
전주 시내버스 이래서 안 탄다
  • 전주일보
  • 승인 2020.02.1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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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올해 첫눈이다시피 내린 눈이 제법 적설량이 많았다. 시내 지역도 일부 구간은 미끄러워 아침 출근길이 어려웠다. 이럴 때에 요긴한 것이 시내버스다. 미끄러운 구간에서 사고 위험도 있고 눈길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차를 두고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그런데 이날 시내버스는 대중교통의 의미를 완전히 망가뜨렸다. 자가용 차량보다 더 몸을 사리면서 운행을 하지 않고 버텼다. 곳곳에서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졌지만 교통과에서는 말로만 알아보겠다고 대답할 뿐, 버스는 결행을 일삼았다. 심지어 오후 1시 이후에는 시내에 눈이 다 녹아 운행에 지장이 없는데도 시내버스는 회차지에 머물면서 운행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61번 버스는 비전대에서 출발하여 용머리로를 지나 전주천변과 팔달로 중앙시장, 시 교육청, 우성아파트, 서신초등학교, 서곡광장, 서곡그린공원, 경찰청, 롯데마트, 전주대를 운행하는 시내권 운행 버스여서 오후 운행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는데도 오후 122, 39, 56분까지 세 편의 버스를 모두 결행했다.

비전대학 회차지에 버스가 있었는데도 출발하지 않았다. 영하의 날씨에 1시간 이상을 떨며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어쩌라는 말인가? 시정 소식은 이것저것 빠지지 않고 전하는 시정홍보시설은 뭐하는데 쓰는 것인지 아무런 안내도 없었다. 버스 도착 소식을 전하는 시스템이 안 되면 시정 홍보 시스템이라도 이용해서 당일 결행하는 버스편을 안내해야 시민들이 추위에 떨며 기다리지 않을 것 아닌가?

출발지 근처의 버스 정류장에는 다른 노선이 없으므로 해당 노선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민은 얼건, 춥건 모르쇠로 버티며 멀쩡한 노선을 운행하지 않은 버스회사는 당연히 시민의 이름으로 그만큼 손실을 주어야 한다. 운행을 하지 않아도 매달 버스운임 수입을 제외한 운영비를 시민의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편한 장사를 하고 있으니 이런 짓을 한다.

전주시내 버스는 버스운송조합이 이고 전주시는 인 듯하다. 언론권력을 등에 업은 시내버스에 전주시 교통행정은 그저 버스조합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이러면서 지하철처럼 편리한 시내버스를 만들겠다고 허언을 한다. 미세먼지를 줄여 청정한 공기를 위하여 시내버스를 타라고 선전하지만, 이런 시내버스 행정을 믿고 자가용 차량을 운행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진정 시민을 위한 시내버스를 만들겠다면, 전주시는 매달 시내버스 운행결과와 보전비용 지불 내력을 상세히 공개하여 시내버스가 임의로 결행하고도 보전 비용을 챙기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아울러 버스운행정보 시스템도 제대로 만들어서 결행정보가 사전에 알려지도록 조치해야 한다. 전주시의 주인은 시장이나 공무원이 아니다. 전주시의 주인은 당연히 시민이다. 시민을 무시하고 깔아뭉개는 행정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

전주시 시내버스교통행정의 전면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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