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뒤에 숨어버린 행정은 없는가?
코로나바이러스 뒤에 숨어버린 행정은 없는가?
  • 전주일보
  • 승인 2020.02.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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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중앙이나 지방정부 모두 바이러스의 장막 뒤에 숨어버린 느낌이다. 당장 미세먼지 앱을 보면 빨간 바탕에 매우나쁨이라고 보여주고 있지만, 평소와 다르게 미세먼지에 따른 행정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학교는 입학식이나 졸업식을 취소하거나 미루고 자치단체의 행사도 모두 취소하거나 미루었다. 재난안전 문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내용만 나온다.

물론 전염병 확산을 막는 일이야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는 일은 모든 필수요소가 함께 진행되지 않으면 불편하고 일부 시민은 그에 따른 피해를 당하기 마련이다. 특히 지자체의 행정은 중요한 문제와 함께 일상적인 여러 일들이 동시에 돌아가야 시민이 불편하지 않다. 그저 전염병 문제가 큰 것이니 모든 것을 다 참고 그 일에만 집중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날씨가 풀리는 2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국내 먼지와 중국발 먼지가 우리를 괴롭히는 시기이다. 사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의 방역체계 수준이면 크게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해도 좋을 것 같다. 현재 환자도 더 늘지 않아 소강상태이고 시민들의 경각심도 충분히 심어주었으니 조금은 사회분위기가 풀려야 한다. 접객업소마다 개점휴업상태이고 자영업자들은 말할 수 없는 타격을 입고 있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조심하는 가운데 사회활동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중국의 사례에 지레 겁을 먹지만, 그들은 질병을 감추느라 초동대응에 실패했고 잘 씻지 않는 습성 때문에 더욱 급속하게 바이러스가 확산되었을 듯하다. 한꺼번에는 아니지만, 조금씩 조심스럽게 사회분위기를 풀어가면서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을 때가 아닌가 한다. 공직자들은 늘 뒤에 오는 책임문제를 두려워하느라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돌발사태를 구실로 그 뒤에 숨어 안일한 행정으로 나날을 보내는 일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볼 때다. 아울러 이 사태가 진정된 다음의 일도 차분하게 점검하여 행정에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걸핏하면 코로나바이러스를 앞세우는 경우는 없는지, 어려운 일은 모두 미루고 취소해버리는 경우는 없는지 점검하고 숙고할 때이다.

매사에 신중해야하고 특히 지금처럼 전염병이 번지는 시기에 행정은 쉽지 않다. 그렇고 마냥 전염병을 앞세워 피하고 안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능동적인 행정이란 시민이 필요한 일을 알아서 해결해주고 도와주는 행정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에 애쓰는 공무원 여러분의 노고에 고마운 마음과 함께 천려일실(千慮一失)의 마음으로 조금 더 세심한 행정을 펴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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