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쥐의 해와 코로나 바이러스
흰쥐의 해와 코로나 바이러스
  • 전주일보
  • 승인 2020.01.2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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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음력 정월 초닷새, 제대로 경자년(庚子年)이 시작된 셈이다. 쥐의 해, 쥐는 12간지의 으뜸으로 역술인들은 쥐의 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자는 양이 겹쳐 색깔은 흰색이다. 흰 쥐를 꿈에 보면 길몽이라고 해석한다. 귀인을 만나 막혔던 일이 풀리고 바라던 일이 이루어진다고 꿈을 풀이한다.

다산을 상징하는 쥐. 한번에 6~9마리를 낳는 쥐는 출산 직후에 바로 임신이 가능하고 한해에 6~7번 출산한다. 보통 새끼 쥐는 어미가 다음 배 새끼를 출산하기 전에 임신할 수 있는 성체가 된다. 실로 어마어마한 출산능력으로 지구 전체 포유류 수의 1/3을 차지한다.

인간에게 질병을 옮기고 식량을 훔쳐 먹으며 기물을 갉아 못쓰게 만들 뿐 아니라, 저수지의거대한 둑에 구멍을 내어 무너지게 하거나 전선을 갉아 화재를 일으키기도 한다. 인간의 질병 연구에 실험동물로 이롭게 쓰이는 경우가 있지만, 어떻게 보아도 좋은 동물로 분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쥐해를 맞은 새해 벽두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파되는 우한 폐렴이 중국으로부터 확산하기 시작하여 세계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중국내 환자 수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확산되고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섰다는 발표가 있지만, 중국의 발표인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그 2배는 보아야 합당한 숫자가 아닐까 싶다.

정부가 중국 전역을 감염지역으로 분류하고 경계를 한다지만, 잠복기의 모든 여행객을 격리수용하여 관리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얼마나 확산이 빠를 지는 이 춘절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우리 국민들이 중국을 방문하고 그들이 우리나라에 오는 것을 어떤 명분으로도 막을 수 없는 현상에서 오로지 바랄 것은 국민들의 보건의식 뿐이다.

각자가 알아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보건 당국은 재난안전 문자를 보내지만, 국민들은 그다지 걱정을 하지 않는 모양새다. 여태도 그래왔던 것처럼 그렇게 시끌벅적하게 정부와 자치단체가 나서면 그런대로 관리가 잘 되어왔던 과거의 기억을 믿는 것이다. 그렇게 메르스와 사스를 치러냈던 경험이 사태를 무디게 해석하는 것이다.

하지만, 쥐가 새끼를 치듯 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이동의 틈을 타고 전파되면 얼마나 많은 환자가 나오고 희생자가 나올지 지금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쥐해에는 모든 것이 쉽게 퍼지고 숫자도 늘 수 있다는 염려라도 갖고 조금 더 긴장하여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는 것을 삼가고, 각자의 위생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할 때다.

보건 당국에서 보균자로 판명되면 치료받는 일보다, 거의 감옥 수준의 격리치료와 함께 모든 활동에서 배제되는 어려움이 제일 힘들다고 한다. 아울러 그동안 누구를 만났는지, 모든 행적을 밝혀야 하고 내 주면의 모든 이에게 괴로움을 주는 역학조사가 이어져 순식간에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제3자에게 고통을 준다. 그런 곤란을 피하는 방법은 오직 내가 조심하는 것이다.

알았다면 지금 당장 가서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도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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