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 피싱(Fishing)’이 시작됐다.
‘주권 피싱(Fishing)’이 시작됐다.
  • 전주일보
  • 승인 2020.01.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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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이 98일 남았다. 예비후보자와 입지자의 출판기념회가 연달아 열리는가 하면 공공장소나 식당에 가면 어김없이 명함 몇 장이 호주머니에 모인다. 바야흐로 선거철, 남은 기간 내내 거짓말의 홍수 속에 시달릴 듯하다.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교묘한 거짓말과 이합집산을 통한, 새롭지 않으면서 새롭다는 이름표를 단 집단에 유권자들은 쉽게 속아 넘어간다.

출판기념회를 여는 사람들이나 식당에서 명함을 돌리는 얼굴을 보면 전혀 새롭지 않다. 새롭기는커녕 묵어 절어버린 상투적인 태도와 표정까지 그 얼굴이 그 얼굴이고 손짓 역시 같은 손짓을 할 뿐이다. 유권자에게 새로워진 어떤 것도 보이지 못하는 그들이 다시 선거판에서 새 판짜기를 통해 거듭날 것인 양 떠들어 댄다.

지난 선거에서 전북의 유권자들은 중도통합신당이라는 국민의당에 몰표를 주었다. 민주당의 일방통행에 진력이 난 유권자들은 제3당의 출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반가워 표를 몰아 준 것이다. 비례대표를 합하여 40석이라는 원내 제3당을 만들어준 국민들은 그 중도 세력에 큰 기대를 했다.

1당과 2당 어느 정당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의당은 캐스팅 보터로써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정치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무슨 일이든 그들과 듯을 맞추지 않고는 처리할 수 없는 멋진 위치가 되었다. 그런데, 승리에 취해서였는지, 처음부터 다른 속내를 감춘 사람들의 집합체이었던지 시작부터 갈등이 빚어졌다. 그리고 그 결정적 역할을 무기로 다른 속셈을 차리는 사람들이 생겨 갈등이 내홍으로 번졌다.

오래지 않아 다시 갈라지고 뒤로 손을 잡는 추잡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국민이 준 표는 의미를 상실한 채 표류했다. 유명무실한 제3지대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게 되고 다시 양당이 대립하는 구조가 되었고, 보수 정당은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켜 식물국회로 4년을 보냈다. 20대 국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가장 큰 책임을 묻는 다면 바로 당선만을 위해 급조한 중도통합 정당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민주당이 과반수 정당이 되어 식물국회는 면할 수 있었다.

4년 만에 다시 대안정당이 중도통합을 외치며 당선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나섰다. 바로 그때 그 사람들이 다시 같은 모양으로 뱃지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결코 합칠 수 없는 사람들이 우선 당선을 위해 뭉치자는 것이지만, 이미 국민은, 적어도 전북 유권자들은 같은 사람들에게 한번 주권 피싱을 당해보았다. 다시 같은 잘못을 범할 만큼 도민은 어리석지 않다.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면 기왕에 잘못을 저질렀던 사람들은 뒤로 빠지고 정말 능력있는 새로운 인물들이 나서서 새로운 시대를 열 각오를 보여야한다. 정치판에서 술수를 먼저 배운 인물이 아닌 참신한 각계각층의 인물이 진보든 중도이든 선명한 노선을 표방하고 나서야 한다. 그리고 표를 준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바른 길을 걸어서 썩은 국회를 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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