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무역강국으로
흔들리지 않는 무역강국으로
  • 전주일보
  • 승인 2019.12.17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강 일/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이 강 일/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12월 5일은 제56회 무역의 날이다. 올해 무역의 날 슬로건은“변화의 파고를 넘어, 흔들리지 않는 무역강국으로”이다. 세계 무역환경의 불확실성과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무역강국으로 도약하고자하는 무역인의 의지를 담고 있다.

‘무역의 날’은 1964년 우리나라가 사상 최초 수출 1억불을 달성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정부는 이 날 무역인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유공자를 포상하고 자사의 최고 수출 실적을 갱신한 기업에게 수출의 탑을 수여하고 있다.

1964년 11월 30일 사상 최초 1억불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12월 5일에 제1회 수출의 날 행사를 개최했고 1965년부터 최초 1억불 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11월 30일에 개최일을 변경했다. 이후 1973년 1억불 수출업체가 탄생되어 ‘수출의 탑’ 제도를 제정하였고 1987년에 수출과 수입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무역의 날’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2012년에는 우리나라 사상 최초 무역 1조 달러 달성일에 맞춰 매년 12월 5일에 무역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전라북도에서는 총 26개 기업이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전기차 부품업체인 대주코레스가 5,000만불의 탑을, 탄소융합 기업인 비나텍이 3,000만불의 탑을 수상했고, 광반도체 전문업체 에이유이가 2,000만불의 탑을, 얀마농기코리아, 존스미디어, 필로시스, 한밭포장, 호룡이 각각 1,000만불의 탑을 수상했다. 이밖에 전북 소재기업 중에 7백만불의 탑 3개 기업, 3백만불의 탑 7개 기업, 1백만불의 탑 9개 기업이 수상했다.

수출의 탑은 개별 기업이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이루었을 때 시상되는 만큼 수상기업의 성과는 글로벌 격랑 속에서 얻어낸 우리 무역업계의 값진 결실이다. 올해 무역인의 날에 수상한 수출업체와 정부 포상을 받으신 무역업계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또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계신 무역인 여러분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올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무역 증가율이 최저를 기록하면서 한국 무역에 시련이 닥친 한 해였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경제는 미중 무역갈등과 브렉시트, 그리고 홍콩, 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쳐 경기 둔화와 교역 감소의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올해 우리 수출은 의미 있는 성과도 거두었다.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은 단가는 하락했지만 물량이 견실하게 증가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신남방, 신북방지역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였고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저변도 넓혔다. 전기차, 2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품목이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서비스 수출도 증가세를 지속했다. 내년에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면 수출은 올해의 결실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전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경제는 글로벌화와 자유무역을 통해 번영해왔지만, 최근 들어 이런 흐름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으로 각국은 자국 중심의 제조역량 강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가간 분업과 상품 교역이 정체하면서 글로벌 밸류체인이 현저하게 약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유무역의 기치 아래 글로벌 공급망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 무역은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우리 수출의 성장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과거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 신기술 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미래 수출산업으로 적극 육성해야 하며, 경쟁국이 따라올 수 없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부가가치 효과가 크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컨텐츠, 보건의료, 통신정보서비스 등 유망 서비스산업도 새로운 수출동력이 되어야 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서비스와 창조적으로 융합한다면 전도유망한 수출자원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스타트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창조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협업해 기술을 혁신한다면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으로 스케일업 하는 것은 물론, 대기업의 능동적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 기업이 새로운 수출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FTA와 통상 네트워크를 확대하여 수출의 외연도 지속적으로 넓혀나가야 한다. 이렇게 해서 수출의 질적 성장이 확산되어 가면 투자 증가, 일자리 창출, 소득 증대 등 한국경제의 선순환과 상생에 기여할 것이다.

 혼란을 겪고 있는 최근의 국제무역 질서가 내년이라고 해서 진정되리란 보장이 없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제조와 서비스, 대기업과 스타트업, 전통산업과 첨단 신산업이 상생의 정신을 살려 새로운 혁신동력을 만들어낼 때 수출은 다시 한번 한국경제의 도약을 이끄는 엔진역할을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