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추 의원을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추 후보자는 소외계층의 권익 보호를 위해 법조인이 됐고, 정계 입문 후 헌정사상 최초로 지역구 5선 국회의원,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판사, 국회의원으로서 쌓아온 법률적 전문성과 정치력 그리고 그간 내정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이 희망하는 사법 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 후보자는 대구출신으로 경북여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았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판사의 길을 걸었으며 춘천지방법원, 인천지방법원, 전주지방법원, 광주고등법원 판사를 역임했다.
특히 그는 정통 TK(대구·경북) 출신이지만, 전북 정읍 출신 변호사와 결혼해 '대구의 딸, 호남의 며느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여기에 추 후보자는 매년 초 열리는 재경 전북도민회 신년회 행사를 반드시 참석하는 등 그동안 전북사랑의 남다른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는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해 15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당선된 후 재선에 성공했다. 17대 총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역풍으로 낙선했지만 18·19·20대 총선에 내리 당선돼 5선에 성공했다.
20대 국회 출범과 함께 당 대표에 올랐고, 지난 대선에서 당 대표로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당선을 이끌었다.
신임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추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이제 시대적 요구가 됐다"며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추 후보자는 "우리 국민들께서는 인권과 민생 중심의 법무 행정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검찰개혁을 비롯한 사법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님의 제안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열망을 함께 풀어가자는 제안으로 생각된다"며 "많이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일부 야당에서 공정한 검찰개혁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대해선 "한 번도 당을 옮겨본 적이 없다"며 "당적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호흡을 어떻게 맞춰갈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인 문제가 중요한 것 같지 않다. 추후에 차차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추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강금실 전 장관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여성 법무부 장관에 오르게 된다.
추 후보자 지명 소식이 전해지자 여당인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기대감을 표시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사법장악 의도라고 혹평하며 철저한 검증을 예고해 청문회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고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