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소재법’ 전북의 ‘킹 핀’ 기대된다
‘탄소소재법’ 전북의 ‘킹 핀’ 기대된다
  • 전주일보
  • 승인 2019.11.27 1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현재 칼럼
이 현 재 /논설위원
이 현 재 /논설위원

전북을 뜨겁게 달궜던 탄소소재 융복합기술 개발 및 기반 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탄소소재법)’ 입법이 명시화됐다. 한국자유당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본회의 상정을 유보했던 민주당이 27일 정읍 원자력발전소에서 개최한 최고위원회에서 입장을 번복해 연내 통과를 확약했다.

이해찬 대표가 개회 중인 정기회나 12월 개최될 임시회에서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천명했으니 한국자유당의 방침에 변함이 없는 한 입법 논란은 일단락 된 셈이나 다름없다.

탄소소재법 입법은 전북이 탄소산업의 메카로 나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을 넘는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입법과 함께 전주의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국가연구기관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확대 개편된다. 또 이에 따라 연구 인원과 설비, 예산 등 기능을 크게 확충해 세계적인 탄소산업 기지로 발전할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국가적·지역적 의미 무한

왜 탄소소재법인가를 새삼 운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탄소소재법이 뒷받침하는 탄소산업의 국가적·지역적 의미는 참으로 막대하다. 국가의 미래전략으로써 뿐만 아니라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탄소산업은 대체 불가의 의미를 띠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탄소산업은 미래전략산업에 해당한다. 탄소산업의 총아인 고강도 탄소섬유는 철보다 4배 가볍고 강도는 10배 강하다.

탄소섬유는 이런 강점으로 철이 사용되는 모든 제품을 대체하고 특히 수소차·전기차·항공·인공위성·방위산업·로봇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탄소섬유는 그야말로 꿈의 소재’ ‘미래 산업의 쌀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효성의 전주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축사를 통해 밝힌 탄소산업 육성 의지는 전북 탄소산업의 긍정적인 미래에 매우 시사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탄소섬유 등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선정해 향후 7년간 78조원 이상의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고, 자립화가 시급한 핵심 R&D에 대해서는 예타 면제도 추진하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특별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전주시와 전북도가 선점하고 있는 탄소산업에 대한 언급이다. 문 대통령은 방산·로봇·우주산업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 사용될 초고강도·초고탄성 탄소섬유 개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탄소산업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쏟겠다향후 10년 간 학부·석박사·재직자 교육을 통해 9,000명 규모의 탄소 연구·산업 인력을 배출해 탄소섬유가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우리 산업에 완전히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정부 차원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 중심에 전주가 서게 된 것이다.

지역적인 차원에서도 탄소산업은 국가균형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탄소산업은 전략산업으로써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도 급속한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530조원 수준이었던 탄소섬유와 복합소재의 세계시장 규모는 10년 만인 2025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탄소시장 규모는 이후엔 더욱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203624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시장에 전북과 경북이 공동으로 진출하게 된다. 전북의 연구개발이 궤도에 오르자 뒤늦게 탄소산업에 뛰어든 경북은 1126일 경북형 3대 탄소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탄소산업 메카의 원대한 청사진

탄소산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차제적인 노력으로 확보한 킹 핀이라는 점에서 더 한층 소중한 사례로 다가온다. ‘킹 핀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하거 제거해야 할 핵심 요소다. 전주시와 전북도는 침체일로의 전북경제에 활로를 뚫어줄 킹 핀을 확보하기 위해 효성과 파트너십을 맺고 13년의 노력 끝에 국내 탄소산업의 역사를 써내려오고 있다.

탄소산업이란 명칭 자체가 생소했던 2006년 당시 송하진 전주시장이 미래소재산업으로 탄소를 선정한 뒤 2007년 효성과 손을 잡고 공동 연구에 돌입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후 2009년 범용탄소섬유 개발, 2010년 중성능탄소섬유 개발에 이어 2011년 마침내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고성능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하면서 자체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일본이 40년 만에 거둔 성과를 불과 3년 만에 달성한 것이다.

기술개발은 이후에도 빠르게 진전돼 2013년 고강도 탄소섬유 제품인 탠섬(TANSOME)’을 출시해 연간 2,000톤을 생산하는 개가를 올렸다. 송하진 시장이 2014년 민선 6기 전북지사로 자리를 옮긴 후엔 탄소산업을 100년 미래 먹거리 전략산업으로 선정해 2015년 탄소산업 관련 최초의 도 단위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전주시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음으로써 탄소산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 이런 노력 끝에 2019년 현재 전북엔 효성을 중심으로 137개의 탄소산업기업이 둥지를 틀어 탄소도시로써의 위상을 확고히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 발표된 효성의 대대적인 투자 계획은 전북탄소산업의 세계 진출 신호탄이다. 효성은 전주를 중심으로 전북에 1조원을 신규 투자, 세계 3위의 탄소섬유 생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원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해 21,500억 원의 생산유발과 10,000개의 고용효과가 창출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도 최근 전주탄소산업단지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해 한국의 탄소수도 전주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정부는 2024년까지 2,365억 원을 투자해 산단을 조성하고 관리하게 되는데, 2,378억 원의 생산 및 1,977명의 취업효과를 유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탄소소재법 입법이 예고됐으니 전북 탄소산업의 화룡점정이 아닐 수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