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박 비료원료 사용 안 된다
연초박 비료원료 사용 안 된다
  • 전주일보
  • 승인 2019.11.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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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에서 마을 주민들을 암으로 사망하게 한 원인이 담배제조 과정에서 남은 찌꺼기인 연초박 때문이었음을 정부가 공식 인정했다. 당시 장점마을 인근에 위치한 금강농산이 비료제조 과정에서 연초박을 건조할 때 1급 발암물질인 담배 특이 나이트로사민(TSNA)’이 대기 중에 퍼져 장점마을 주민 가운데 30%가 암에 걸리고 그중 22명이 사망했다.

담배 제조회사인 KT&G의 연초박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공급된 업체별 반입량은 금강농산이 2242으로 가장 많았고 삼화그린텍 익산지점 804, 태농비료산업사 586, 금농비료산업사 476, 태원농산 469등 이었다고 한다. 이들 업체가 쓴 연초박은 총 5368이다.

금강농산 뿐 아니라 익산에 있는 삼화그린텍 익산 지점도 804t의 연초박을 들여왔다. 전라북도에서 전체 연초박의 57%를 들여온 셈이다. 연초박이 좋은 것이었다면 전라북도에 아예 들어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연초박은 온도가 높아지면 발암물질인 TSNA가 발생하는데, 금강농산처럼 고온 건조를 하면 더 많이 발생하고 퇴비로 숙성하는 과정에서도 온도가 30만 돼도 TSNA가 나온다고 한다. 보통 퇴비 숙성을 하게 되면 온도가 약 70에 이르기 때문에 연초박은 퇴비로 숙성해서도 안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연초박은 어디에도 쓸 수 없는 애물단지 인 셈이다. 가열하면 발암물질이 생성되므로 태울 수도 없고, 발효시켜 비료로 쓰려 해도 발효열에 의해 TSNA가 발생한다니 골치 덩어리인 셈이다. 그걸 여태 유기질 비료의 원료로 사용했으니, 비료 공장에서 일한 사람이나 근무자들 가운데도 건강을 해친 이들이 상당 수 있을 듯하다.

생각해보면 담배 잎도 담뱃잎 찌꺼기와 근본 성분을 같을 것이니 담배에 불을 붙여 빨아들이면 거기서도 TSNA가 얼마간 발생하리라는 짐작을 할 수 있다. 독초를 잘게 썰어 말아 피우는 게 담배인 셈이다. 담배는 기호품이 아니라 대기중에 독소를 뿜어대는 환경오염의 주범이기도 하다. KT&G는 차제에 연초박 처리를 퇴비공장 등에 보내지 말고 오염을 최소화하는 처리방법을 따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유기질 비료는 콩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대두박 등 고급 재료로 만드는 유기질 비료가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 그런 틈새를 이용하여 제조하는 값싼 유기질 비료의 원료로 이런 연초박이나, 하수처리장의 슬러지, 폐기물 처리장의 고형성분 등이 유기질비료로 둔갑한다. 처리하기 어려운 찌꺼기들이 비료로 둔갑하지 않도록 유기질 비료 제조 기준을 정하는 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간이 사는 환경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오염의 흔적을 알아채기 어려운 대기와 우리가 먹는 식물을 키우는 토양을 지키기 위해 국민 모두 환경전문가가 되어야한다. 그리고 모두 감시자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연초박이 더는 오염물질로 취급되지 않을 방안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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