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국회, 본분 다하길 바란다.
마지막 국회, 본분 다하길 바란다.
  • 전주일보
  • 승인 2019.11.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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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국회 법사위 소위에서 전북인들이 고대하던 탄소법 개정안이 전북출신 기재부 심의관과 여당의원들의 반대로 보류되었다는 보도가 나가자 전북 정가가 들끓었다. 민주당을 질타하는 소리가 하늘을 찌르자 이번에는 도민의 반발로 탄소법 개정안이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도내 모 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법사위 송기헌 간사가 조만간 탄소소재법을 상정해 통과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탄소법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당혹스럽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또 그는 탄소산업진흥원이 대통령의 전북공약이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하며 부처 간 이견이 있어서 보류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기재부에서도 이춘석 의원이 이 일로 곤경에 처한 것을 의식하는 듯, 그동안 탄소법 개정을 반대해오던 입장을 선회하여 반대하지 않겠다.’라며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2년 동안 국회에서 잠자던 법안이 하루아침에 볕을 보게 되는 과정을 보며 전북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지만, 과연 국회라는 곳이 이런 곳인가? 하는 한심한 생각을 한 국민이 많았으리라는 짐작을 한다.

또 기사의 내용 가운데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던 법안이 갑자기 소위에 등장한 배경에는 법사위 소위원회 위원장인 김도읍 의원과 이춘석 의원의 친분 때문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그러니까 탄소소재법이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건 법사위에서 법안을 검토하거나 관심을 가져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국회에서, 나라의 선량들이 모인 국회의 법안을 다루는 법사위원회가 이렇게 친 · 불친에 따라 법안이 심사대상에 오르거나 잠을 자게 된다면 정말 큰일이다.

전북의 미래 먹거리라고 기대하는 탄소관련 문제는 아이들이 고무신짝 주고 엿 바꾸어 먹듯 맘 내키면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라의 미래 산업으로 진작부터 지목되어 관심을 갖는 일이고, 얼마 전에 세계 탄소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전주의 탄소산업을 발전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등 대단히 중요한 국가 차원의 문제다.

그런데, 기재위원장의 입장을 위해 반대하던 기재부가 돌아서고, 대통령 공약인 것을 알았으니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등의 내용에 국민은 경악한다. 앞에 지적한 대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야 법안이 심사에 오를 수 있다면 이 나라 국회야 말로 썩어 흐물거리는 시궁창보다 나을 게 없는 곳이다. 이 나라의 중요 결정이 여태 이런 식으로 이루어졌으니 중앙요로에 인물이 적은 전북이 요 모양 요 꼴이 된 것이다.

20대 국회는 그동안 국민에게 보여준 실망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파행만 거듭하면서 민생이 더욱 어렵게 되었다. 이제라도 의원 모두 마지막 국회생활이라고 생각하고 각자 할 수 있는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 그리고 자신이 국회의원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내년 총선에 나서길 바란다. 국민의 눈은 속이 썩은 감자도 얼마든지 가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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