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시험에 면접에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3일 도청에서 청소하는 노동자 이 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얼굴이 나가면 어떤 보복이 될지 몰라 얼굴도 이름도 밝힐 수 없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이씨는 “청소노동자 5명은 지난 9월26일부터 도청 현관 정문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며 “2017년 입사 후 내년 1월1일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도청과 전북도의회를 오가면서 힘든 청소일을 하면서 정규직에 부푼 꿈을 안고 있었지만 갑자기 시험을 본다고 하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씨는 “전북도청·도의회에서 청소하는 노동자 중 남자는 외곽청소를 여자는 청사안을 청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험공고가 5월에 한번 나오고 지난달 18일 나온 것으로 아는데 청소노동자에게 시험을 보라고 하니 참 뭐라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원 회사에서 1차 인성검사를 해서 보낸다. 그리고 도청에 청소노동자로 파견하는데 1차 회사에서 검증하고, 2차 도청에서 신원조회하고, 3차 전북도 회계과 직원들이 청소 잘하는지 못하는지 매일 눈여겨 보는 시스템인데 무슨 또 시험이냐”며 발끈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우리에게는 이것이 시험이다. 청소 잘하고, 동료들하고 잘 지내고, 도청 공무원들에게 인사 잘하면 됐지 인문 사회 역사 이런 것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11월1일자 변경공고에 시험 본다는 내용은 빠졌지만 아직도 밤잠을 설친다”며 “2017년부터 청소 열심히 한 죄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많이 배우지 못해 사이트 들어갈 시간도 없고, 들어가는 방법도 모르는데 임용시험을 본다고 하니 참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우리 요구는 3년 동안 청소 열심히 했으니 그냥 고용승계 해달라는 것이다. 그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벽에 출근해 도청·도의회 외곽청소를 하면 제대로 쉴 곳도 없다. 청소하고 잠시 쉬려고 해도 눈치가 보여 쉴 수 없었다는 것이 이씨 설명이다.
이씨는 “청소노동자들은 매일 땀에 절고 냄새에 배겨 일하지만 샤워 한번 제대로 못하고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고용승계가 안되면 갈 곳도 없는데 가족 생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김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