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최윤서, 빛으로 소나무에 색동저고리를 입혀요
사진작가 최윤서, 빛으로 소나무에 색동저고리를 입혀요
  • 김주형
  • 승인 2019.10.22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익산시 영등동 줌 갤러리에서 '태양에 그림을 그리다' 사진 전시회
- '그림이야, 책이야' 입체파 화가같은 다중노출촬영 작품들 전시 '눈길'
- 명품사진교육원 그라포스서 최성용 원장과 함께 배우며 동호인도 양성
사진작가 최윤서 씨
사진작가 최윤서 씨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꽃사슴
꽃사슴

"소설과 함께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 책은 한 제목의 소설을 두 사람의 작가가 함께 쓴 책으로 더욱 유명합니다.""7년 동안 오해로 인해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하난의 이야기를 둘로 나누어 묘사하면서 하나의 이별과 사랑을 대라는 남녀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태양에 그림을 그리다'를 주제로 사진 전시회를 열고 있는 익산시 영등동 줌 갤러리에서 만난 최윤서 작가(54·여)는 소설과 영화이야기로 먼저 대화를 시작했다.

그가 열고 있는 '태양에 그림을 그리다' 전시회는 처음보면 사진 전시회라기 보다는 입체파 화가의 작품을 전시해놓은 것 같다.

입체파 화가는 20세기 초반에 시작된 서양미술 사조 갈래 중의 하나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이 기원으로 알려져있다.

입체파 화가는 한 방향에서 바라보던,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려고 했던 정물화가 아닌, 사물을 여러 방향에서 본 모습을 한 화폭 안에 담아낸 혁신적인 화법이었다.

그네타기
그네타기

미술사에서는 입체파 화가에  이르러 회화가 드디어 사실적인 모습과 단절하고 순수한 예술의 세계를 창조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최윤서 작가가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이고 있는 작품은 입체파 화가의 그림 같은 사진이다.

다중노출 촬영은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처럼 한장의 사진에 여러개의 피사체가 들어있다.
다중노출촬영은 한 번 노출되었던 단일 프레임이 여러 번 재노출을 받아 결과적으로 한 프레임 내에 여러 이미지가 겹치게되는 사진기법이다.

다시 말해 한 컷이 사진 안에 여러 장의 장면을 겹치게 촬영하는 것이다.

다중노출을 이용해 촬영하면 일반적인 사진과는 다르게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늘 똑같은 일상도 조금 더 특별하게 색다르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준다.
이로 인해 다중노출 촬영사진은 사진이라기 보다는 그림 또는 그래픽처럼 보인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최윤서 작가와 최성용 원장(좌측 첫번째) 등 명품 사진교육원 그라포스 회원들이 최작가의 작품 앞에서 전시회를 축하하는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윤서 작가와 최성용 원장(좌측 첫번째) 등 명품 사진교육원 그라포스 회원들이 최작가의 작품 앞에서 전시회를 축하하는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작가가 사진을 공부한 것은 비교적 얼마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회사를 나온 그는 전업주부로 지내면서, 지리한 하루를 보냈고 약간의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남편과 아들은 물론, 지인들이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서 '나만 도퇴되는 것 아닌가', '나만 할일 없는 사람인가' 등의 자괴감 떼문이었다.

솔바람
솔바람

 

이에 그는 나만이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았고, 우연히 접한 사진을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무작정 동호회에 가입하고 학원도 다녔다.

이후 대한민국 사진대전 추천작가이자 한국사진작가협회 국제교류분과위원회 위원장인 최성용 작가를 만나, 사진교육원인 그라포스(Graphos)에서 사사를 받고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특히 그는 그라포스에서 최성룡 작가로부터 다중촬영을 배웠고, 대한민국사진대전에서 입선하는 등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6회 대한민국 사진축전에서 120여명의 사진작가가 참여한 '개인 포토페어 부스전'에 다중촬영 기법의 사진을 선보여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어 그는 영등동 줌 갤러리에서 '태양에 그림을 그리다'를 주제로 첫번째 단독 전시회를 열고 있다.
'태양에 그림을 그리다.' 전시회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그가 이번에 선보인 작풉들은 모두가 다중노출촬영 사진이다.
그는 '빛에서 색을 찾아라, 색에서 노출을 찾아라, 노출에서 형상을 찾아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1년여 동안 준비한 사진들을 이번에 내놓았다.

왈츠
왈츠

그의 작품 가운데 하나인 소나무 &  쥬디에서 소나무는 그동안 대부분의 사진작품같은 녹색옷을 입은 소나무 정물화가 아닌, 새색시처럼 색동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소나무다.

이처럼 그는 다중촬영을 통해 모든 사물에 새로운 형상과 이름을 붙여주고 있다.
그는 "사진은 마음으로 피사체를 찍는 것으로, 이를 통해 나를 자유롭게 표현한다"면서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사진을 공부하고, 틈틈히 초보자들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최윤서 작가는 현재 그라포스 사무국장을 맡아 사진을 좋아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동호인등에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최성용 원장, 김현호 강사, 서태원 강사와 함께 익산시 약촌로 10길 34-1(지식산업센터 1007호, ☎063-838-1255)에 명품 사진 교육원 '그라포스'를 이전하고 내년도 중급반과 초급반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그라포스의 초급반 강의는 특히 매주 토요일에 일반 동호인을 대상으로 재능기부로 진행되고 있어 더욱 인기다.

소나무&쥬디
소나무&쥬디

최성용 원장은 "살다 보면 때로는 삶 속에서 우리를 지치게 하고 힘들게 하는 수많은 일들을 만난다. 그때마다 우리를 일어서게 하고 희망을 주는 것은 언제나 감동이고 설렘이다"면서 "그 감동과 설렘을 담아내는 것이 바로 사진이다"고 말했다.

이어  "20명을 모집해 1년간 진행하는 특강은 현재 서울에서 온 수강생들로 채워지고 있다"면서 "보다 많은 분들이 사진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주형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