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국화축제에서 배우자
고창 국화축제에서 배우자
  • 전주일보
  • 승인 2019.10.09 17:4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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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재 칼럼
이 현 재 /논설위원
이 현 재 /논설위원

있는 것은 키우고, 없으면 만들어라.”

도시마케팅 전문가인 황태규 우석대 교수는 지방자치 이후 국가 간 경쟁에서 도시 간 경쟁체제로 변화하고 있는 지역 발전의 주요 전략으로 랜드마크 창출을 통한 관광산업 육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관광자원을 상품으로 개발해 천문학적인 부가가치와 막대한 고용효과를 창출하는 도시를 보기란 어렵지 않다.

대표적인 도시로 산업혁명 당시 인구 100만 명의 번영을 구가하다 반 토막 난 영국의 리버풀을 들 수 있다. 비틀즈의 고향임에 착안한 캐빈 리버풀 컴퍼니가 비틀즈 축제를 기획하자 세계 수백 개의 밴드가 참가하고 하루 최고 25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그 후광으로 유럽연합과 영국정부로터 5조원, 민간부문으로부터 3조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도 덤으로 얻었다.

세계적인 사례는 끝없이 이어진다. 스페인 빌바오는 구겐하임미술관 하나로 연간 4,300억 원, 뉴욕은 ‘I NY’라는 브랜드마케팅 전략을 통해 연간 400억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그 수치가 10여 년 전에 나온 것이니 지금은 그 몇 배에 달할 것임은 물론이다.

-도시를 살리는 축제와 관광산업

관광산업의 경제적 효과는 비단 개별 도시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단위로 집계하면 그 부피는 한없이 부풀어 오른다. 이제 관광산업을 말하지 않고는 한 국가나 도시의 경제 지도를 그릴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국제관광협회(World Travel & Tourism Council)가 발표한 관광산업 기여도를 보면 관광산업은 국가경제를 지탱하고 발전시키는 중추 산업으로 성장했음을 웅변한다.

2018년 기준으로 세계 평균 GDP(국내총생산) 기여도가 직접효과 3.3%에 이르고 간접효과까지 포함한 총효과는 무려 10.5%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용기여도 또한 막대하다. 세계적으로 관광산업에 직접 종사하는 인구가 12,136만 명, 총고용규모는 32,667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10명 중 1명 이상(10.1%)이 관광산업 부문에 종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평균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GDP1.6%가 관광산업에서 창출되고, 연관 산업까지 포함하면 그 비중은 4.7%로 확대된다. 고용도 직접고용 2.1%, 총체적으로는 5.3%가 관광산업에서 이뤄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미래 먹거리로써 지속성장 가능성이다. 한국관광공사 설문에 따르면 앞으로 하고 싶은 여가 활동으로 우리 국민의 71.5%(복수 응답)가 관광을 첫 순위로 꼽았다. 2위 취미/자기계발 활동 46.4%, 3위 문화예술 관람 38.5%를 압도하는 수치다.

그렇다 보니 전국의 지자체들이 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 주요 전략은 축제로 나타나고 있다. 봄과 가을에 집중된 전국 17개 시도와 226개 기초단체의 축제가 어림잡아 1,000여개를 헤아린다.

하지만 우리나라 축제가 개최 건수만큼이나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뚜렷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대중가수 초청공연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것이 거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세계 유명축제들과 달리 전적으로 예산에 의존하는 것도 우리나라 축제의 자화상이다. 매년 3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는 축제와 행사가 연간 472개에 달하고, 여기에 소요되는 지난해 총예산이 4,3724,700만에 달한 반면 수입은 8181,3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의 실상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3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32개 축제에 3203,500만원의 예산을 퍼부어 2185,5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기대되는 고창국화축제 복원

소중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고창 국화축제다. 고창국화축제는 태생과 운영 면에서 우리나라 여타 축제와 확연하게 구별된다. 향토시인이자 양돈업에 종사했던 정원환 씨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한 푼도 지원받지 않고 우리나라 대표적인 생태관광축제로 육성했다.

운영 주체도 반관반민(半官半民)의 기구가 주관하는 다른 축제와 달리 수백 명의 주민이 참여하는 제전위원회가 담당한다.

축제의 발상은 문학적 감수성에서 비롯됐다. 고창이 국화 옆에서’, ‘선운사 동구등 국민적 애송시를 읊은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향임에 착안에 시재인 국화를 소재로 선운사 동구의 무대이자 시인의 고향인 질마재에 수천 평의 국화를 심어 2003년 꽃과 문학이 만나는 첫 축제를 개최했다. 이후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나대지로 방치됐던 고창읍 석정온천 개발지구 30만 평에 300억 송이의 국화꽃을 피워냈다.

축제의 효과는 경이적이었다. 근 한 달 동안 개최되는 축제기간 동안 지역의 음식점과 주유소는 물론이고 택시기사 매출이 평소의 2~3배나 치솟는 단경기를 누렸다. 축제의 파급효과는 120만 명으로 집계된 2008년 전북도의 방문객 공식통계로도 확인된다.

하지만 정 씨의 국화축제는 행정의 이해부족으로 거의 사장되다시피 한 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 2009년 고창군이 온천지구 개발을 이유로 축제 중단을 압박한 후 행정 주도로 대폭 축소 개최함으로써 종전의 위상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다행히 고창국화축제는 정 씨가 주민들의 요청으로 제전위원장에 복귀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소식이 얼마 전 들렸다. 정 씨는 지난 1년 동안 새 국화 밭 조성에 매달렸고 한다. 그 결과물이 고창읍 고창천과 고창고인돌유적지를 잇는 천변과 언덕, 논밭두렁 1km여 구간에서 개화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1031일부터 국화축제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지인들에게 통지했다.

여담이지만 정 씨는 축제 육성을 위해 그동안 양돈업으로 올린 수익의 거의 전부인 22억여 원을 쏟아 부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늦가을 서리와 초겨울 눈발에도 굴하지 않는 국화의 지조와 기개에 결코 뒤지지 않는 고향사랑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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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사랑 2019-10-13 00:35:36
축제도 축제 나름 홍보도 이벤트도 없는데 무얼 배운다는지?
축제에 가보려고 검색해보니 마을동네 국화꽃축제 인듯 ㅠ

독자 2019-10-11 21:05:48
공감 또 공감되는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