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노선 개편 제대로 하자
시내버스 노선 개편 제대로 하자
  • 전주일보
  • 승인 2019.09.2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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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시민 · 행정 · 전문가가 함께 만드는 전주 해피버스프로젝트의 실천을 위해 버스노선 시민 디자이너 심화 워크숍을 열었다. 명칭이나 용어들이 그럴싸하고 뭔가 대단한 것처럼 포장했지만, 내용은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버스노선을 편리하게 조정해보겠다는 의도로 열린 행사다.

전주시의 시내버스 노선이 변경된 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시 노선변경을 논의하는 것은 지난번 버스 노선 개편이 과거 노선을 약간 손질하는 정도에 그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워크숍에 나온 시민들은 전철처럼 직선거리를 운행하여 빠른 시간에 목적지에 가는 간선 노선과 아파트 단지 등 인구밀집지역에서 간선 노선에 연결하는 지선 노선을 운용하는 노선방식을 선호했다고 한다.

현재 버스노선을 이용해보면 거의 모든 버스가 직선거리를 운행하지 않고 주변의 인구밀집지역을 빙빙 돌아가느라 2배 이상의 시간을 들여 운행하고 있다. 마을마다 단지마다 버스가 지나가는 것은 좋지만, 바쁜 생활에서 시간을 허비하면서 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 버스가 빨리 운행된다면 승용차를 두고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이번에 시민 버스노선 디자이너 워크숍이 열렸다. ‘전철노선안을 시민들이 선호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시민의 요구가 과연 제대로 받아들여져서 시내버스가 정말 편리하고 능률적으로 운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워크숍 결과를 갖고 앞으로 전문가와 노동자 버스회사 등의 의견을 종합하여 노선을 다듬는다는 데에 문제가 보인다.

시내버스는 시민을 위해 운행하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그런데 전주 시내버스는 그동안 시민을 위해 운행되기 보다는 버스회사의 주장에 휘둘린다는 평가도 있었다. 버스행정이 버스회사의 눈치를 보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어쩌면 이번 시내버스 노선 개편도 버스회사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주시가 대부분 운행비용을 감당하는 시내버스가 정해진 노선의 운행횟수를 슬그머니 빼먹기도 했다. 버스 운행 모니터에서 결행여부를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을 터인데도, 버스 교통 센터에서는 결행을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스마트폰으로도 결행 여부를 볼 수 있는데 교통 센터가 모르고 있다면 문제다. 전철처럼 운행하는 버스로 바뀌려면 교통 센터도 제대로 만들어서 모든 버스가 운행하는 상황을 체크하고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정말 시민의 편의를 위해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하려 한다면, 오로지 시민의 편익만을 위해 개편해야 한다. 버스회사는 그 개편 노선대로 운행하면 되는 일이다. 버스회사의 이익이나 형편을 위해 시민이 불편을 감수하거나 차선을 선택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버스회사에는 개편 내용을 통보만 하면 되지 않겠는가? 이번엔 정말 제대로 노선을 만들고 시민의 혈세가 헛되이 쓰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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