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살피자
지금부터 살피자
  • 전주일보
  • 승인 2019.09.1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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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연휴 동안 전주시와 인근 지역에는 거리마다 아는 이름과 낯선 이름들이 걸어놓은 펼침막이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 그동안 거의 이름조차 본 일이 없는 사람, 현역 국회의원과 전 국회의원, 공직에 있었던 사람 등 애들 말로 방구 꽤나 뀌는 사람은 다 이름을 걸어놓았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가족과 함께 행복한 추석맞이하세요.’라는 문구가 있는가 하면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행복한 추석 되세요.’라는 것도 있었다. 피동형 동사인 되다되세요.’라고 쓰는 건 좀 이상하다. 우리말에는 그런 표현이 없다. 이런 말을 하는 건 되세요.’라는 말을 쓴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잔뜩 걸어놓은 폄침막이 과연 얼마나 진정성을 담고 있는지를 말하고 싶어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저마다 이름을 알리고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인줄은 안다. 하지만, 우리말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 과연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염려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에 출마할 사람이라면 어느 날 갑자기 펼침막을 걸어 이름을 알리기보다는 평소에 해당지역에서 지역을 위해서나 주민을 위해서 일을 하면서 자격을 증명하거나,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열심히 일해서 유권자들의 신망을 얻어놓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에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보면서 국민은 국회야말로 가장 먼저 개혁해야할 대상이고 국회의원 선출은 그저 대중의 인기나 지지도보다는 어떤 기계적 검사를 통해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뭔가 이익이 있는 곳을 좆아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고 행동을 달리하는 그들은 시정잡배와 다르지 않았다. 기계가 인성검사를 하고 자격유무를 검사하여 국회의원 자격을 부여할 수만 있다면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득세하자 한꺼번에 말을 갈아탄 정치인들이 지난 3년 동안 몇 번이나 이합집산을 거듭하다가 산산이 부서져 존재감을 잃은 오늘이다. 이번 총선에는 민주당이 유리해 보이니 우르르 몰려 또 다른 국면을 이룬다. 정치의 속성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구질구질하고 냄새난다. 그런 정치인들이나 지망생이 국회의원이 되면 또 그런 짓을 답습할 것이고 민생은 허리를 펴지 못한 채 허덕일 것이다.

우리 국민, 유권자들은 정말 이번에는 정신 바짝 차리고 냉정한 가슴으로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정치인의 최고 덕목은 우선 정직해야 하고 간에 붙었다가 쓸개에 붙는, 이해에 따라 이리저리 쏠리는 사람이 아니어야 한다. 오래 정치판에서 굴러 노회한 정치인이라는 딱지가 붙은 인물도 경계 대상이다. 여태 그들이 이 나라 정치를 버려놓은 장본인 이다.

정분이나 인연에 마음이 끌려 표를 주고나면 바로 그 시간부터 후회한다. 정말 이번에는 독한 마음으로 그 잘난 사람들을 관찰하고 판단하자. 다음 국회는 정말 생산적인 인물들이 많아서 표를 준 일을 후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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