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의 新 블루오션
농어촌의 新 블루오션
  • 전주일보
  • 승인 2019.09.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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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 환/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이 강 환/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언제부턴가 기업들 사이에서 블루오션(Blue-ocean)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기존의 시장에서 경쟁하는 레드오션(Red-ocean)에서 벗어나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 공간을 창출하여 기업 경영을 혁신하려는 블루오션 전략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길 원하는 한국 기업인들에게 단비가 되어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 블루오션 전략을 농어촌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블루오션의 핵심은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여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실, 우리 농어업·농어촌이 거센 개방화의 물결 속에서 생존 방안에만 주력하다보니 이미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가치에 관심을 둘 겨를이 없었다.

농어촌이 가지고 있는 쾌적함과 아름다운 자연 경관, 신선한 친환경 농산물, 수 천 년을 이어온 문화유산, 향토자원 등 다양한 유형적·무형적 가치들은 그동안 무시되거나 간과되어 온 게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이러한 가치들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두고 전략적인 혁신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을 해본다면 농어업·농어촌의 숨겨진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주 52시간 근무제 확산과 웰빙(Well-being)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농어촌 관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워진 요즘이다.

그래서 농어촌에서는 마을을 홍보하기 위해 지역민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고 지지체는 지역마다의 특성을 살린 각종 축제와 이벤트를 앞 다투어 개최하고 있다.

생산중심의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던 농어촌이, 이제는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농어촌 관광인구는 2001년 3천만 명에 불과하던 것이 지금은 2억 명 가까이 늘어났고 시장 규모도 수조원대로 성장했다고 한다.

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농어촌의 체험 관광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농어촌의 다양성과 차별성 부족이라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농어촌마다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고 저마다의 특징을 살린 유일무이(唯一無二)한 경쟁력을 재발견해야 한다. 

맞춤시대인 지금은 백인백색(百人百色)인 도시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마을마다 개성도 살려야 한다. 만약, 찾는 장소마다 취급하는 제품이 비슷하고 분위기 또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디에도 없는 우리 마을만의 장점을 찾는데 초점을 두고 의미 있는 차별성과 관광객의 마음을 읽는 감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농어촌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농어촌은 단순한 고향을 의미하지 않는다. 농어촌은 하나의 상품이자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오면 오고 가면 가는 식의 단순한 관광 인식으로는 농어촌이 성장할 수가 없다.

주민들의 의식에서 비롯된, 그 지역만이 가진 독특한 고유상품을 개발하고 서비스 혁신에 이르기까지 마을 전체에 걸친 새로운 아이디어와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새로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역의 향토자원인 진흙을 이용해 전국적인 축제를 만들어 내는가 하면, 농어촌의 자연경관을 이용해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조성하면서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는 지역도 있고 IT기술을 활용하여 사이버 팜이나 체험마을로 감성의 틈새를 공략해 가치혁신에 성공한 마을도 등장하고 있다. 

고령화·과소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촌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장을 찾으려는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도전한다면 블루오션의 푸른 바다는 멀지 않은 곳에서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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