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지소미아, 주옥순의 연결고리
아베, 지소미아, 주옥순의 연결고리
  • 전주일보
  • 승인 2019.08.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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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요일 아침에
김 규 원 /편집고문
김 규 원 /편집고문

처서를 넘어서면서 더위가 물러가 한결 지내기가 나아졌다. 더위는 물러갔는데 돌아가는 세상사는 여전히 뜨겁고 불편한 일로 가득하다. 특히 한일(韓日)갈등은 점점 더 꼬여 이러다가 아예 끊어지는 건 아닌지 싶을 만큼 심각하다.

역사에서 언제나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괴롭히던 나라가 바로 섬나라 일본이다. 원숭이 새끼들처럼 뭔가 얻어갈 때는 살랑살랑 봄바람 같고, 저희들 비위에 맞지 않으면 깩깩거리면서 해코지를 서슴지 않는 무리. 전쟁을 일으켜 쳐들어오고 이 나라를 통째로 삼키기도 했던 그들이다.

정부가 한일 지소미아(GSOMIA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를 공식 확인한 뒤에 일본의 아베는 아예 악에 받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못 믿을 나라라는 표현을 몇 번이나 뇌이면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한 대 쥐어박으면 애고 잘못했습니다.’라고 싹싹 빌기를 기대하고 한국에 수출하는 반도체의 주요 재료를 막는 조치를 했던 아베.

그러나 한국민의 반발이 예상을 넘는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일본의 반대 여론이 크게 늘자 당황스러운 판에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진퇴양난에 빠진 아베다. 그들이 수출을 막으면 한국 기업이 질식할 것으로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일본 기업들은 자칫 한국 시장을 잃을까 싶어 한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거나. 우회 수출 등 방법으로 고객을 잃지 않으려는 적극적 움직임을 보인다고 한다.

종합하면 아베의 작전은 별로 소득이 없는 듯하다. 다만, 이번 여러 사태로 일본의 반한감정이 약간 늘어 전쟁 국가를 지향하는 그의 목표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철저한 정치 가문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그에게 아직도 한국은 하찮은 식민지로 인식되는 듯하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에서 아베는 한국 대통령을 아랫사람 대하듯 했다.

정상회담을 하거나 공식방문에서 아베의 의자와 한국 대통령의 의자는 크기와 높이가 달랐다. 국가간 외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결례를 거듭했다. 그처럼 하대해도 그들은 희희낙락했고 아베를 대하는 태도는 공손했다. 일개 총리에게 대통령이 무시를 당해도 당사자와 당시 정부의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들 모두 일본을 하늘처럼 생각하는 친일 가족이어서 일까.

이명박은 일본 왕에게 극례를 바치고, 얼마 전에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 가운데 아베가 서명하고 있고, 그 옆에 박근혜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허리를 숙인 채 공손하게 시립해 있는 사진이 있다. 바로 그런 모습과 태도가 지난 정권들의 일본에 대한 태도였다.

특히 박근혜는 제 아비를 따라 일본에 충성하느라 2016728일 당사자들의 지극한 반대를 무릅쓰고 위안부 치유재단을 설립했고, 20161123일에는 국정농단사건이 불거져 정신을 차리지 못할 상황아래서도 조야의 반대 속에서 기어이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강행했다. 그처럼 만만하던 한국이 어느 날 일본의 눈치를 보지 않기 시작하고 그동안 미루고 미루던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자 아베의 벨이 뒤틀린 것이다.

감히 만만한 아랫것이 상전의 아픈 데를 건드려?’ 뭐 이런 정도의 느낌으로 아베가 불편한 뱃속을 조금씩 드러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2018925일 뉴욕에서 아베에게 위안부 치유재단의 해산을 통보했다.

분통이 터진 아베는 일본 초계기로 한국 함정을 협박하기도 하면서 이리저리 흔들어 보았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 마침 참의원 선거도 있겠다, 한국을 건드려서 우익세력의 표도 주울 겸 반도체 제조 재료와 디스플레이 재료 등 3가지 핵심 품목 공급을 막아 한국 경제를 흔들겠다는 못된 심보를 드러낸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지정 해제조치가 가져온 건 일본기업의 매출 감소와 일본상품의 한국 소비급감, 그리고 일본여행으로 특수를 누리던 군소 지방자치단체의 경제적 타격이 갈수록 증가하는 등 한국경제를 흔들겠다는 당초 의도와 달리 부메랑이 되어 일본경제를 흔들어버렸다. 거기다 그들이 아쉬워서 박근혜를 졸라 체결했던 지소미아가 파기되어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대도 제대로 정보를 얻기 어렵게 됐다.

지소미아는 일본이 원하는 북한관련 군사정보를 얻기 위해 체결한 군사정보보호 협정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협정이 아니라 일본을 위한 협정이다. 우리가 그들에게서 얻는 정보는 이미 미국과 미군을 통하여 확보하는 정보이어서 거의 불필요한 것뿐이라고 한다.

그런데, 자유한국당과 자유공화당 등 보수 정당에서는 지소미아 파기 소식에 게거품을 물고 안보를 포기했다고 통곡이라도 할 기세다. 그러면서 안보를 들먹이며 장외로 나가서 대정부 투쟁을 하겠다고 나서더니 국민여론이 좋지 않으니 조 국 법무장관 후보자문제로 화두를 돌려 떠들고 있다.

장관 후보자 문제라면 국회 청문회에서 따질 일이지 장외로 몰려가 장관 후보자를 헐뜯는 건 도대체 상식이하의 짓이다. 기왕에 청문회를 할 예정이니 청문장에서 떠들어야 할 것 아닌가? 속내는 지소미아와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성토하고 싶은데, 국민들의 시선이 달갑지 않으니 조국 후보자로 화살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비슷한 집단인 엄마부대의 주옥순은 아베 수상님 저희 지도자가 무지해서...한일관계의 모든 것을 파괴한 것에...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고도 했으니 한국당의 장외 해프닝은 이해할만 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장외에 나선 그들의 마음이 바로 주옥순의 마음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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