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점에서 10점 사이, 고민하는 콜센터 업무를 체험하다
0점에서 10점 사이, 고민하는 콜센터 업무를 체험하다
  • 전주일보
  • 승인 2019.08.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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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콜, 고객센터 체험기

비록 2개월의 짧은 기간이지만 한국전력 인턴 합격 통보를 받은 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하지만 부푼 마음으로 출근한 첫날“2~3주간 콜센터 업무를 체험한다”라는 말에 적잖이 당황했다.“갓 입사한 인턴이 상담업무를?”

다행히 걱정과는 달리 직접 상담업무가 아닌 종결업무에 대한 해피콜 업무가 주어졌다. 하지만 이 역시 용어조차 생소한 인턴으로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고객님! 전기를 새로 신청하셨는데 공사가 잘 되었나요?”라는 질문부터 “결과에 대해 0점에서 10점까지 준다면 몇 점 정도 될까요?”라며 고객에게 묻는다.“종결된 업무에 대해 굳이 되물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불만내용에 대해 재발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때로는 직접 방문하여 사과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한전의 서비스 개선 노력을 알 수 있었다.
 
“침묵보다는 불만사항을 직접 말씀해주시는 고객이 오히려 감사하다”는 서비스 부서 직원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가 근무한 전북 한전의 콜센터에는 하루에 3~4천여통의 상담요청이 들어온다. 단순한 요금문의부터 차량 충돌로 전봇대가 쓰러져 간다는 긴박한 상황을 알리는 내용, 요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해 단전 된 고객들로부터의 항의 등 단 한 시간도 평화로운 시간이 없는 것 같았다. 때로는 실수에 대해 호된 질책을 받기고 하고 막무가내식 항의에 낙담하지만 콜센터 직원들은 늘 변함없는 친절함으로 응대하고 있었다. ‘감정노동’이라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서비스나 재화를 공급하는 회사는 잘못된 업무처리에 대해서 즉시 시정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불합리한 규정을 개정하려는 노력 또한 지속해야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도 불합리한 내용을 강요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은 옛말이다.

 업무처리가 종료되면‘수고한다’라는 따뜻한 격려의 말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인턴기간도 며칠 남지 않았다. 흔히 사람들은‘체험형 인턴이 무슨 일을 하겠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턴은 해당조직에서 많은 경험과 지식을 얻기를 희망한다. 또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해당조직을 바라보는 또 다른 고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단순 반복적인 업무가 아닌 실질적으로 해당 조직을 이해할 수 있고 경험과 지혜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업무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것이 해당조직과 인턴이 Win-Win 하는 것이라 믿는다.

 이제 인턴기간을 마치면 또 다른 인턴이 나의 자리를 채울 것이다. 그는 또 어떤 경험을 하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한전 전북본부 청년인턴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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