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세상에 살아남기
막가는 세상에 살아남기
  • 전주일보
  • 승인 2019.08.1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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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 /편집고문
김 규 원 /편집고문

날씨는 좀 선선해졌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부글거리고 뜨겁다. 이웃이라는 일본의 치사한, 아니 어쩌면 권력 편집광(偏執狂)이라고 불러야 할 일본의 아베 신조와 그에 버금가는 여러 정치집단 때문이다. 다만, 그 이상한 작자 때문에 우리 국민이 일본에 경계심을 갖게 되고, 우리 가운데에 아직도 독버섯처럼 깊은 균사(菌絲)를 뻗치고 있는 친일(일구월심 일본에 충성하는 인간) 세력들을 알아낼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베의 그러한 행동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만 더 갖고, 더 누리려는 원시적 욕망이 전혀 진화하지 못하고 있음을 짐작한다. 아울러 강한 자에게는 한없이 굴종하고 조금 약해 보이면 마구 딛고 올라서려는 원숭이 집단의 행동 양식도 보인다.

철을 모르는 아베가 이번에 한국을 한 대 쥐어박아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다가 되레 점점 궁지에 몰리는 양상이다. 몇 가지 재료 물품 수출을 막으면 금세 한국 경제가 박살이 나서 항복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이를 탈()일본의 계기로 삼겠다는 한국기업들의 움직임이 강하게 일자 일본 기업들이 사색이 되었다. 그리고 좀처럼 정치에 반대하는 일이 없던 경제계도 슬금슬금 아베의 정책이 못마땅한 몸짓이다.

아베를 지지하던 보수 지방 세력도 지방으로 향하는 한국인 여행객이 급속히 줄어들자 반발을 시작했고, 멀리 홋까이도 지역까지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일본 지방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거기에 아베와 함께 연정(聯政)에 참여해 있는 야마구치 공명당 대표가 평화헌법의 가치를 계승해 전하고 싶다.”고 개헌반대 의사를 내보였다. 중의원29석 참의원 28석의 공명당이 반대하면 개헌은 불가능하다.

이런 가운데서도 줄기차게 헌법 9조를 고쳐서 전쟁 가능 국가로 만들려는 아베의 속셈은 무엇일까? 아베는 무슨 수단을 쓰든 헌법을 개정하여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드는 일이 인생 최대의 목표다. 그는 그 시한을 올 연말까지로 잡고 있다. 그러기 위하여 한국을 자극하고 우리의 반일 감정을 끌어올려 지지율을 약간 높였으나, 그의 무리한 욕심이 되레 일본의 지성을 자극하여 곳곳에서 반발이 시작되고 아베의 정책을 정면에서 맞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아베의 정치 자금줄인 경단련(일본경제인단체연합회)도 아베의 독선적 정치행태에 조금씩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

아베의 꿈은 어떻게 하든 일본이 재무장하여 미국을 등에 업고 한반도 분쟁을 억지로라도 만들어 일본군을 한국에 들여보내는 일이라고 생각해도 그다지 틀린 짐작은 아닐 것이다. 그의 증조부 아베 노부유키가 반드시 한국에 돌아올 것이라고 악담을 남겼던 일을 성사시키겠다는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무리수를 거듭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베가 이상한 행동을 거듭하듯, 세계 각지에서 인류는 조금씩 더 위험한 생각과 비정상의 사고로 인간의 마음을 충동질하고 있다. 미국의 선거에서는 인류생존을 위해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고 종이 빨대로 대체했던 일에 반기를 들어 플라스틱 빨대를 정치도구로 이용하여 호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미 대선의 트럼프 재선 캠프에서 선대 본부장인 브레드 파스케일이 쉽게 젖어 못쓰게 되는 종이 빨대 대신 빨강 플라스틱 빨대에 ‘Trump’라는 이름을 써서 10개들이 한 팩에 15달러를 받고 팔아 1주일 만에 46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았다고 한다.

환경보호를 외치는 민주당을 비판하듯 쓸모없는 종이 빨대대신 편리한 플라스틱 빨대인 트럼프를 지지하라는 의미로 환경파괴도 서슴지 않는 선거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원래 환경보호 따위는 안중에 없는 트럼프이다. 세계 기후환경 기구에서 스스로 탈퇴하고 미국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온갖 위험한 정책을 펴는 그의 재선이 점쳐지고 있으니 걱정이다.

힘을 가진 놈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원시사회로 회귀하는 이상한 조류가 확산하는 가운데 핵을 가진 북한의 김정은도 한미군사훈련을 빙자하여 자꾸만 도발을 이어가는 오늘이다. 미국의 국익 우선주의, 중국의 동북아 패권 노림, 일본의 군사국가 추구,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고집까지 우리 주변의 환경은 언제 어디서 무엇이 터질지 모르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서 우리나라의 형편은 어떤가?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일본 신민임을 주장하는 인간, 일본의 은혜로 우리가 잘살고 있다고 주장하는 친일세력, 오늘도 유니끌로제품을 사서 자랑하며 인증샷을 날리는 일베’, 군소정당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갈등하다가 탈당하거나 비난하는 정치인들까지 서로 찢고 발기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거기다 자꾸만 악수를 두어 국민의 눈 밖에 난 제1야당은 다시 장외로 나가 떠들겠다고 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우리가 이 난국을 헤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인지 진정 잠을 이루기 어려운 오늘이다.

똘똘 뭉쳐서 하나를 이룬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저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이룬 사회이니 그 또한 어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만이라도 더는 흔들리지 말고 중심을 잡아 힘을 모아주어서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독립운동은 못 했지만, 불매운동은 한다.”라는 아름다운 정신이 이 난국을 수습하여 평온을 되찾을 때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막가자는 자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조금 더 이성적이고 차분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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