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은 전북정치인을 기대한다.
부끄럽지 않은 전북정치인을 기대한다.
  • 전주일보
  • 승인 2019.08.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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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던 전북 정치권이 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전주 출신 정동영 의원이 당대표인 민주 평화당 소속 10여명 국회의원이 탈당계를 제출하고 당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정 대표가 선출된 이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삐걱거리던 비당권파가 끝내 막다른 길을 선택했다.

떠나는 이들은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되기 위해 평화당을 떠난다. 작은 강물들이 큰 바다에서 하나로 만나듯이 더 큰 통합과 확장을 위해 변화와 희망의 항해를 시작하고자 한다.”라고 당을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과연 떠나는 이들의 말처럼 더 큰 통합과 확장을 이룰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그 동안의 경과를 보면 이번의 이합집산도 정치적 이해에 따른 그저 그런 해프닝으로 보인다.

낙후라는 멍에를 지고 사는 도민들은 사소한 이해에 좌고우면하는 정치권의 애바른 움직임이 달갑지 않다. 적어도 지난 선거에서 오로지 민주당 외에 선택지가 없던 도민들이 제3당의 출현으로 선의의 경쟁과 발전을 생각하여 국민의당을 선택했던 마음을 안다면 이번의 탈당 사태는 명분과 형식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과연 누구를 위한 변화와 희망인지 도민들은 아리송하다.

답답한 도민들은 지역출신 국회의원이나 중견 정치인들이 각자 위치에서 주어진 소임을 다하고 당내에서는 중견으로 활동하면서 전북을 위해 일하기를 희망해왔다. 개인의 발전이나 집단의 이익 보다는 많이 뒤떨어진 전북을 염려하고 자신을 지지해준 도민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했다.

그러나 당시 제3당이라는 위치를 얻은 국민의당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캐스팅 보터라는 그럴싸한 역할에 취한 듯 장난에 몰두하다가 끝내 부서지고 흐트러진 만신창이가 되어 도민과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국민은 39석의 정당을 만들어주었지만, 불과 2년 만에 교섭단체도 이루지 못하는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이제는 그나마도 다시 쪼개져서 뿔뿔이 흩어져 각자도생의 길을 가겠다고 나서고, 한 편에서는 떠나는 그들을 향해 막말을 퍼붓는 모양새를 바라보는 전북도민의 마음을 절반이라도 안다면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이제 8개월 후면 21대 국회의원 총선이 치러진다. 그 총선 마당에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노래를 부르며 나설 것인지를 위해 지금의 사태를 만들어냈다면, 나간 사람이든 남은 사람이든 도민들은 외면하고 말 것이다. 공천이니 후보니 하는 단어들은 유권자의 눈 밖에 난 뒤에는 어떤 옷을 입어도, 아무리 그럴싸한 재주를 부려도 의미없다.

지금은 유권자들이 정치꾼보다 훨씬 똑똑하고 현명하다. 그들에게 표를 주었던 도민의 마음에 부끄러운 생각이 들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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