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당 비당권파 10명 결국 '탈당'
평화당 비당권파 10명 결국 '탈당'
  • 고주영
  • 승인 2019.08.12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성엽 "제3세력 결집해 신당 건설 마중물될 것" / 정동영 "집단탈당, 가지말았어야할 길…구태정치 세력"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평화당 내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의원들이 민주평화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평화당이 창당 1년6개월 만에 다시 분당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먼저 평화당 반당권파인 제3지대 신당 추진 모임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의원들이 12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대안정치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되기 위해 평화당을 떠난다. 작은 강물들이 큰 바다에서 하나로 만나듯이 더 큰 통합과 확장을 위해 변화와 희망의 항해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안정치는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10명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이들은 "민주평화당은 5.18정신을 계승한 민주세력의 정체성 확립과 햇볕정책을 발전시킬 평화세력의 자긍심 회복을 위해 출발했으나,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며 “이 빚을 갚기 위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를 실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안정치는 우리부터 스스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기득권 양당체제 극복과 한국정치 재구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 모색에 나서고자 한다"며 "대안 신당은 무엇보다 국민의 실생활에 필요한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정책대안을 발굴·제시하는 정책정당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안정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두렵다고 주저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변화할 수 없다'고 말씀했듯이 저희는 오직 국민만 보고 '무소의 뿔처럼' 흔들림 없이 변화와 희망의 길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희의 미약한 시작이 한국 정치의 변화와 재구성을 위한 희망의 불씨가 되기 기대한다. 국민통합과 민생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집단 탈당후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제7차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후원회장·전당대회의장 연석회의에서 정동영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정동영 대표 등 당권파는 이날 '대안정치'를 구태정치 세력으로 규정하며 이들의 집단탈당에 대해 "구태정치로부터의 해방을 선언한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또 탈당에 명분이 없다며 '가지 말았어야할 길'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탈당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설득했지만 무력했다. 가지 말았어야할 길을 끝내 간 것에 대해 참으로 유감"이라며 "대안정치의 탈당 기자회견문에는 당원, 국민,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 당의 주인은 엄연히 당원인데 당원에 대한 언급이, 생각이 티끌만큼도 없다"며 "이 탈당을 지지하는 당원이 몇 분이나 될까. 탈당한 분들 지역의 당원 간담회 얘기를 들었는데 적게는 50%, 많게는 80%의 반대가 있었다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명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대안정치 중 1명을 겨냥하며 "한 분의 원로 정치인에게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분열을 막고 탈당을 막아야할 분이 이것을 기획하고 조정한 혐의를 벗을 수 없다. 이 분의 행태는 대표적인 구태 정치다.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쏘아붙였다.

정 대표가 언급한 '원로 정치인'이란 박지원 의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권파는 비당권파의 배후로 박 의원을 지목하고 정계은퇴 요구 등을 하며 각을 세워왔다.

정 대표는 "탈당파는 잊고, 재창당의 길을 가겠다"며 ▲ 개혁정치 ▲ 약자를 위한 정치 ▲ 젊은정치 ▲ 여성정치 등 작지만 강한 정당을 만들기 위한 4가지 자강방안을 제시했다.

당내에서도 비당권파의 탈당에 명분이 없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조배숙 의원은 "(비당권파가) 기다리지 않고 이렇게 탈당으로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두고두고 그분들에게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그들에게는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주현 최고위원은 "이번 탈당 사태를 당을 구태정치로부터 '환골탈태'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은 정통 야당, 개혁 야당으로 재창당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안정치와는 별개로 탈당계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진 김경진 의원은 이날 오후 중앙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오는 16일 대안정치 탈당계가 처리되면 평화당 활동 의원은 정 대표와 조배숙·박주현·김광수·황주홍 의원 등 5명이다. /서울=고주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