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확실하게 정리하자.
이참에 확실하게 정리하자.
  • 전주일보
  • 승인 2019.08.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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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 편집고문
김 규 원/ 편집고문

입추 말복이 지났어도 치성한 더위는 수그릴 줄을 모른다. 한없이 이어지는 열대야 속에서 밤잠을 설치고 새날이 밝으면 뒤져보는 뉴스 속에 오늘의 갈등이 풀릴 기미를 찾아보지만, 어제와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여전히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답답하고 울화통이 터지는 정치판의 허접한 잠꼬대뿐이다.

벌써 몇 번이나 일본의 도발과 관련한 칼럼을 연달아 쓰고 있다. 이렇게 일본과의 갈등을 쓸 수밖에 없는 사정이 안타깝지만, 우리가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고약한 나라가 일본이라는 걸 독자 제현과 공감하고 싶고, 자꾸만 몰랐던 사실이 불거지고 있으니 경각심을 불러오느라 또 이런 글을 쓴다.

이번 일본의 치졸한 술수를 보면서 우리는 전쟁 후에 이어진 일본 보수 정권의 권력 장악이 끝나지 않는 한 결코 선린(善隣)일 수 없는 나라라는 것. 그리고 그들 보수 집단은 지난날 우리나라를 침탈하여 온갖 악행을 저지르던 왜구(倭寇)와 한 눈금도 다르지 않은 무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한 인식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일본상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가지 않기, 일본의 흔적 지우기 등으로 표출되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친일 세력은 끄떡도 하지 않고 일본을 추앙하며 심지어 아베 수상님 죄송합니다.’라는 부끄러운 짓을 서슴지 않는 인간도 나왔다.

정치적 성향은 정당이나 이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나라와 나라 사이에 문제를 두고는 한마음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이 나라에는 지난 시대에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점하였을 당시 그들에게 충성하여 은전을 받고 혜택을 누리며 동포를 억압하던 자들과 그 후손들이 여전히 부와 권력을 쥐고 있으면서 언제나 일본을 지향하고 두둔한다.

그들은 광복 후에 군정과 이승만 독재, 박정희 독재 시대를 거치며 모든 중심에 깊은 뿌리를 내린 채 흔들리지 않는 위치를 확보했다. 다행히 지난 2016년 말 촛불혁명 끝에 새 정부가 들어섰고 3.1 만세와 임정 수립 100주년인 올해 들어 친일 세력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면서 국민은 그들이 바로 우리 내부의 적이라는 걸 분명히 알게 되었다.

이제 일본이 한국과 경제전쟁을 선포한 지금,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그들을 이길 것인지, 아직도 뿌리 깊은 친일 세력을 찾아 응징할 것인지 판단하고 단호하게 실행할 기회가 아닌가 한다. 일본이 우리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저지른 수출제한과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부메랑이 되어 그들 경제를 흔드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알게 하고, 더하여 우리 내부의 적을 철저히 가려내는 국민적 인식을 새롭게 할 기회라는 생각이다.

최근에 각급 언론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그들이 1965년 수하였던 박정희와 맺은 한일 청구권협정이 얼마나 일방적이고 음흉한 것이었는지 밝혀졌다. 그들은 3억 달러의 독립축하금과 3억 달러의 상업차관, 그리고 년 3.4%의 높은 이자를 무는 대출금 2억 달러를 받기로 협정했지만, 그 돈은 우리 맘대로 쓰지 못하고 일본이 지정하는 사업에만 사용할 수 있었다.

지하철을 만들면서 일본 시세의 2배 금액으로 철도차량을 사들였고, 포항제철 등 당시 일본의 공해산업을 한국에 옮겨와 만드는 등 우리 맘대로 쓴 돈은 없었다. 당시 차관으로 화학이니 경공업 공장이 여럿 만들어졌지만, 모두 일본의 원료를 가공하는 수준이어서 오늘날 우리 공업이 일본의 영향력에 좌우되는 구조가 심어졌다. 한마디로 일본이 내놓은 소위 청구권자금은 우리 경제를 위해 쓴 돈이 아니라 일본경제와 미쓰비시등 전범 기업을 살찌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경제 정책은 한일경제협력 위원회가 제멋대로 주물러서 일본에 맞서는 산업 종목은 만들지 못하게 규제했다. 차관을 들여오면서도 기술이전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그들 멋대로 이자율을 올리고 사업집행을 제한하여 우리 경제가 자연스럽게 일본에 예속되도록 잔머리를 굴렸다.

말하자면 우리는 1965년 박정희의 청구권협정 덕분에 일본의 경제 식민지로 전락한 것이다. 이래놓고도 일본은 청구권협정을 들먹이며 모든 배상은 54년 전에 끝났다고 우긴다. 거기에 더하여 보수 언론들은 식민지에 대한 보상이나 배상은 어느 나라에도 없던 것이고 일본의 아량으로 우리가 8억 달러를 받아 경제 부흥을 이루었다고 침이 마르도록 일본을 칭송하고 징용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판결한 법원과 정부를 비방한다.

상대방인 일본보다 더 일본 편을 드는 친일집단, 과연 그들의 진짜 국적은 어디이고, 그들의 핏줄기에 과연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그들은 온 국민이 일본의 배척하고 일본상품을 사지 않겠다는 취지에 동참하는 일을 비난하고 위험한 짓이라고 협박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 집단의 주장을 따르는 국민이 줄어들 것이고 일본의 획책은 끝내 성공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자. 아울러 이번 기회에 지난날 기회를 놓쳤던 친일 청산을 매듭할 방안을 찾자.

부끄럽고 암울한 시대를 청산하지 못한 지난날을 탓하기보다는 일본이 그 본심을 드러내서 우리에게 비수를 들이대는 이 상황이 되레 기회임을 인식하고 누가 그들을 변호하고 감싸는지, 누가 적반하장의 주장을 펴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아 마음에 적어두자.

그리하여 그 무리를 무력화하고 나라가 바로 서는 데 힘을 보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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