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여름휴가를 즐겨보자
농촌에서 여름휴가를 즐겨보자
  • 전주일보
  • 승인 2019.07.2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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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재 도/전북농협 본부장
유 재 도/전북농협 본부장

이번 주 22일이 중복(中伏), 23일이 대서(大暑)이다. 말 그대로 가장 더운 시기이다. 복날 더위를 피하기 위해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계곡을 찾아가 노는 풍습이 있었다. 아이들이나 여인들은 참외나 수박을 먹고 어른들은 산간계곡에 들어가 발을 씻으며 더위를 피했다. 해안 지방에서는 바닷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면서 더위를 이겨내기도 했다.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복날을 즈음하여 휴가를 간 것이다.  

휴가(休暇)의 ‘쉴 휴(休)’자는 ‘사람인 변(人)’에 ‘나무 목(木)’자가 합해져서 만들어진 글자이다.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쉬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는데 자연의 품이야 말로 인간의 쉼터라는 옛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가 있어 흥미롭다. 

과거에는 휴가지로 매스컴이나 인터넷에서 소개된 유명 관광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면 기대와는 사뭇 달라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무더운 날씨, 붐비는 인파, 바가지 요금으로 즐거움과 여유를 느끼기에도 아까운 모처럼의 휴가가 스트레스로 가득차기 일쑤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한적한 곳을 찾아 가족과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여름휴가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얼마 전부터 농촌 팜스테이 마을이 주목을 받고 있다. 건전하고 알뜰한 휴가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골의 넉넉한 인심과 자연이 주는 안락함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팜스테이 마을이란 농장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팜(farm)’과 머문다는 의미의 ‘스테이(stay)’를 합성한 말로, 농가에서 숙식하면서 농촌의 일상을 체험을 하는 농촌체험 관광마을을 의미한다. 

팜스테이 마을은 전북에는 16개, 전국적으로 290여 개가 조성돼 있다. 각 마을마다 우수한 자연경관과 지역의 특성을 살린 체험과 이벤트가 잘 준비되어 있는데 유형별로 살펴보면 농촌생활형, 자연생태형, 체험형 등이 있다.

농촌생활형은 농촌의 민가나 펜션에 머무르면서 밭에서 직접 수확한 신선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호텔이나 콘도의 정형화된 시설에 흥미를 잃은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더구나 요즘은 캠핑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구비되어 있는 곳도 많이 생겨나 휴가객을 유혹하고 있다.

자연생태형은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한껏 느끼기에 좋다. 보통 자연생태형 마을은 자연경관이 수려한 계곡이나 갯벌체험이 가능한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다. 바닷가 생태체험은 동심과 함께 생명의 신비를 느낄 수 있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체험형은 농작물이 음식이 되는 식(食)ㆍ농(農)과정을 체험할 수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마을에서 직접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로 고추장, 피자, 치즈 만들기 등 연령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지역별 또는 유형별 체험에 관한 더 많은 정보는 팜스테이 홈페이지(www.farmstay.co.kr)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농촌마을 체험은 아이들에게 다소 불편할 수 있다. 고급 호텔이나 리조트에 비해 농촌의 숙박시설이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농촌의 일상 속에 잠시 머무르며 자연을 즐기는 것이야 말로 아이들의 인성 교육에 더 도움이 되기도 한다.

휴가는 바쁜 일상에 벗어나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채우는 시간이어야 한다. 이러한 해답은 자연과 공존하며 함께 숨 쉬는 농촌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여름휴가는 가족, 친구와 함께 다양하고 건강한 체험이 가능한 팜스테이 마을이나 고향에서 지친 삶을 힐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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