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수출, 할 수 있다 !!
사면초가 수출, 할 수 있다 !!
  • 전주일보
  • 승인 2019.07.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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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 일/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이 강 일/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지난 2016년 무더웠던 여름 리우올림픽에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선수가 있었다. 그 주인공은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10대14 열세에서 내리 5점을 따내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던 박상영 선수다. 그가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할 수 있다"는 말로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웠고 순식간에 역전에 성공해 7년만에 올림픽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박 선수는 인터뷰에서 “눈앞에 성공이든 실패든 그건 결국 미래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미래는 결국 지금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막연한 공포나 나쁜 마음들을 내려놓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순수하게 다 쏟아내서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 라며 현 상황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박상영 선수의 정신력을 본받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 수출은 사면초가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한 세계교역의 둔화, 노딜 브렉시트,  최근 일본 수출 규제 움직임마저 겹치면서 대외 여건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최근 7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줄어들어 우리나라 총 수출액은 금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8.5% 감소해 총 271,549백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품목의 수출물량 감소는 비교적 소폭으로 그쳤으나 수출단가에서 반도체가 33.2%, 석유화학제품이 17.3%, 석유제품이 11.6% 낮아진 것이 전체 수출부진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그렇다고 하반기가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 하반기 우리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4.3% 감소한 2,950억달러로 전망된다. 4분기로 갈수록 반도체 초과공급 해소 및 선박 인도물량 증가 등으로 감소세가 완화되면서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 8.6% 감소에서 하반기 4.3% 감소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의 대외 환경을 보면 이것도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생각이 든다. 품목별로는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의 수출단가 회복이 지연되는 반면에 자동차,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선박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발표는 회복을 고대하는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 울고 싶은 아이에게 뺨때리는 겪이다. 일본과의 정치, 경제 협력이 하반기 우리 경제에 가장 큰 변수로 되었다.

 전북지역의 수출도 예외가 아니어서 상반기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고 암울한 수출 전망을 맞이하고 있다. 5월까지 전라북도 수출액은 28억 4,584만 달러로, 이는 전년 대비 15.4% 줄어든 규모다. 전북 수출 역시 지난 해 12월(-0.1%) 부터 감소세로 접어들었고, 5개월 연속 두자릿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라북도 수출 1위 품목은 정밀화학원료로 지난해 수출의 11.8%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5월까지 정밀화학원료는 전년 동기 대비 33.9% 감소했다. 정밀화학원료에서 가장 수출규모가 큰 품목이 태양광전지의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실리콘인데, 이 품목도 단가가 1년전 가격의 55% 수준으로 떨어져 전북 전체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또 다른 단가하락의 영향을 받는 품목은 합성수지로 전년 동기 대비 28.5% 감소했다. 이밖에 농약(-8.9%), 경작기계(-49.1%), 기타화학공업제품(-19.1%), 폴리에스텔섬유(-17.1%), 신문용지(-17.1%) 등 수출 상위 품목들이 부진하여 전북지역의 전반적인 수출 감소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농산가공품 분야는 우리의 희망이다. 2018년 67백만불로 2017년대비 134% 증가하였고 금년에도 5월까지 37백만불 수출하여 전년 동기대비 42.3% 증가하여 전북의 주요 수출품목으로 성장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한국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수출경기에 민감한 품목에 의존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기 전에는 수출 회복에 큰 기대를 기대하기 어렵고, 특정 품목과 시장에 의존적인 수출구조는 단기간에 개선하기 어렵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세계교역 위축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와 수출지원기관은 현재의 수출부진 상황에 대한 엄중한 위기 의식을 갖고 총력지원체제를 대폭 강화해 모든 수출 역량을 동원해야 하며, 기업들도 과감한 투자로 적극적인 시장 개척으로 수출과 산업현장에 활력을 더해 주어야 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찾아가는 회원방문 서비스, 수출기업 리부트(ReBoot) 2019,  수출활력촉진단 2.0, 수출활력상황실을 통해 중소무역업체의 수출현장 애로를 듣고 해소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신난방, 신북방 틈새시장을 찾아 해외 전시회와 무역사절단을 통해 유망 품목의 해외시장 개척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니 중소무역업체들은 많이 활용하시기 바란다. 

 수출부진이라는 터널의 끝이 예상보다 먼 곳에 있음은 분명하다. 모두의 할 수 있다는 정신을 가지고, 지혜를 모으고, 끈기로 이겨나간다면 그만큼 우리의 마디가 굵어지고 더 큰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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