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불편과 갈등만 양산하는 의전 문화 이제는 바꾸자
주민 불편과 갈등만 양산하는 의전 문화 이제는 바꾸자
  • 전주일보
  • 승인 2019.07.1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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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의전(儀典, Protocol)은 예를 갖추어 베푸는 각종 행사 등에서 행해지는 예법이다.

특히 예절은 개인간에, 의전은 조직이나 국가 또는 국가간에 적용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일반적인 의전행사는 시무식, 종무식, 기념식, 각종 축제 및 체육행사 개막식, 준공식 등을 들 수 있다.

또 의전은 국가상징과 더불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위상과 권위를 확고히 하고, 국민적 통합과 바람직한 국민의식 및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하지만 이런 의전절차가 최근 들어서는 너무 번잡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됨은 물론 지나치게 권위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간소화되고 있다.

전주에서 열리는 국제규모 체육행사의 예를 들어보자,이 대회의 개회식에는 지자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장 등 의원, 각급 기관장은 물론 각종 단체나 협회장의 참석이 예정되어 있다.

또 개회식에는 단체장의 환영사, 조직위원장의 대회사, 또다른 단체장의 격려사, 광역과 기초 지방의회 의장들의 축사가 예정되어 있다.

약 1시간으로 예정되어 있는 개회식에 정치인들의 인사가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비단 이곳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북은 물론 전국적으로 대부분의 지자체가 개최하는 축제나 행사의 개막식이 이런 절차로 진행되고 있다.

과다한 내빈소개, 국민의례, 시상, 대회사 그리고 참석하지도 않은 내빈의 축전을 읽는 등 최소 40분에서 90분의 지루한 행사 진행과 잦은 박수 유도로 참석자들의 불만은 물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 예우기준도 없는 기관· 단체장이나 국회의원 배우자에 대한 과도한 의전으로 인한 행정낭비도 심각하다.

이런 가운데 전주시가 각종 행사에서 불필요한 의전을 줄이고 시민을 우선하는 품격 있는 의전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11일 전주시는 형식적이고 권위적인 의전을 지양하고 시민 중심의 의전을 펼치기 위해 '전주시 의전업무 매뉴얼'을 마련, 시행한다고 밝혔다.

전주시가 밝힌 의전의 기본방향은 ▲행사목적과 성격을 고려한 품격 있는 의전 ▲형식적이고 권위적인 요소를 지양하는 시민중심 의전 ▲사회적 약자를 고려한 의전 등이다.
시는 특히 정치인등 주요인사의 좌석을 단상이 아닌 단하에 배치하고 행사와 무관한 인사와 기관장 등 무분별한 초청을 지양하기로 했다.

또 어르신과 장애인, 임산부 등 사회적약자를 배려하고 내빈소개와 인사말 등 기념식 시간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전주시의 이번 방침은 각종 행사마다 기관장·정치인 위주 의전에 주민은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주민이 행사의 중심이 되는 의전을 위해, 주민 불편과 갈등만 양산하는 권위적인 의전문화 이제는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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