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위한 더위 대책은 섬세하게
시민을 위한 더위 대책은 섬세하게
  • 전주일보
  • 승인 2019.07.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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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더위가 심상치 않다. 7월 초에 폭염 특보가 내리는 이상기온이 나타나고, 장마철인데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원래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장마가 이어졌으나 어쩐 일인지 올해는 비가 잠깐씩 보이고는 비가 내리지 않으니 더위가 일찍 기승을 부린다.

지난 5일에는 전주를 비롯한 5개 시군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시내 네거리의 교통섬에 볕 가리개가 설치되고 냉풍기가 설치된 버스 승강장에서는 시민들이 냉풍기 바람에 더위를 식히는 풍경이 보인다. 또 벌써 도내에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하여 병원을 찾았다는 기록도 있다.

온열질환과 함께 여름철에 시민을 괴롭히는 건 냉방병이다. 더위를 피하느라 에어컨 앞을 좋아하다 보면 신체 일부만 냉각되어 근육에 이상이 오거나, 에어컨 감기에 걸리면 쉽게 낮지 않고 오래 고생하게 된다. 밤에 자다가 더워서 에어컨을 켜고 잠들면 에어컨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특히 체력이 약한 고령층은 쉽게 온열질환이나 냉방병에 걸려 오래 고생하게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구나 노인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기온에 대응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므로 반복적으로 이해하도록 실제 상황을 접목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노인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행정의 배려와 지도가 필요한 이유는 그들이 건강해야 가족이 편안하고 의료보험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온 국민이 건강하고 편하게 살도록 하는 행정서비스가 복지의 최종 목적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더위 속에서 시내를 걸어본 적이 있다. 교통섬에 삼각형의 볕가리개가 몇 군데 매어져 있었지만, 그 볕가리개는 오후의 뜨거운 햇살을 가리는 데는 별 소용이 없었다. 아마 한낮에도 뜨거운 볕을 가려주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짐작하고 남음이 있었다. 그저 형식적인 볕가리개라는 느낌이었다. 어느 도시에선가 우산 형태의 대형 가리개를 설치한 화면을 본 기억이 있다.

버스 승강장의 냉풍기도 드문드문 기준 없이 설치된 듯하고, 상당수 승강장은 볕이 그대로 승강장 안에 들어와 시민이 앉아 있을 수 없는 곳도 많다. ‘지하철처럼 편리한 시내버스라는 구호만 있지, 실제는 버스회사들의 돈벌이와 시내버스를 제 것 인양 멋대로 태우고 달리는 버스기사들의 횡포에 시민들은 속앓이 중이다.

이런 모든 불편함이 행정서비스가 제대로 된다면 드러나지 않을 것들이다. 승용차로 출퇴근하면서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짐작으로, 남들의 이야기를 듣고 영상이나 보고 앉아 이런저런 서비스를 만들지 말자. 실제 몸으로 며칠씩 겪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실제 더운 날에 시내를 걸어보고 어려운 이들이 어떻게 더위를 견디는지 체험해보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나은 행정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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