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우선하는 국가가 아닌, 국민을 위한 국가가 필요하다"
"국민에 우선하는 국가가 아닌, 국민을 위한 국가가 필요하다"
  • 김주형
  • 승인 2019.07.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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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의 독후감 – 리바이어던(토머스 홉스 지음)
최영호 변호사

2017년 모 치킨 회사는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과 배달 앱 수수료를 이유로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누리꾼들은 치킨값이 오른다며 반발했고, 국가의 조치를 요구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닭고기 산지 가격 인상을 빌미로 치킨값을 올리는 업체를 단속하겠다고 밝혔고, 일부 정부 인사는 세무조사까지 언급했고, 정부 간담회에 참석한 치킨 회사는 치킨값 인상을 철회했다.

많은 국민들은 정부의 치킨 값 대응에 동조하였지만, 필자는 이게 맞는 건가 의문이 들었다.

치킨 회사가 독과점 회사도 아니고, 가격을 담합한 것도 아니었다. 교회, 편의점보다 치킨집이 많다며 경쟁이 치열한 치킨집 중 일부 회사가 가격을 인상하면 그 회사의 치킨을 사 먹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가격을 올리면 줄어드는 매출은 치킨 회사가 감당하면 그뿐이다. 이것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원리이다.

다양한 사람이 살기에 일부 사람들이 치킨값이 올랐다고 불평을 호소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국가가 나서서 국가가 지닌 다양한 규제 권한을 이용해 치킨 값을 낮추라고 회유, 협박한다면 이게 나라인 걸까? 그런데 재밌는 것은 치킨값 사태는 지금 ‘자유’를 당명으로 한 정당의 지난 집권 시기의 일이었다.

우리는 지금 모두가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 영원한 권력이라는 재벌도 푼돈을 쥐여주며 일단, 겉으로는 정권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국가는 행정규제, 조세, 형사, 사법의 영역에서 거대한 칼을 들고, 국가가 국민의 위에 군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념적으로 자유 또는 사회를 얘기하든, 정부의 성격으로 권위적 또는 탈권위적이든, 국민과 정권의 정서는 국가주의로 귀결된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국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리바이어던. 종종 국가를 설명하면서 토머스 홉스가 국가를 전지전능한 권력을 휘두르는 국가를 괴물로 묘사하였다고 읽고 들은 적이 있었다. 토머스 홉스는 왜 국가를 괴물로 묘사를 한 것이었을까?

찾아보기로 했다. 리바이어던은 성경 욥기의 레비아탄이라는 괴물을 뜻하는 단어이다. 인간은 어쩔 수 없는 무시무시한 괴물을 뜻한다. 토머스 홉스는 국가를 ‘리바이어던’이라는 저서의 표지에 수많은 사람으로 이루어진 괴물을 국가로 묘사하고 있다. 국가는 일종의 사람으로 이루어진 ‘공동체’ 또는 ‘법인’으로 인간의 기술이 ‘인공인간’을 만들고 이 인공인간의 해석함으로써 국가를 설명하고 있다. 국가가 무시무시한 괴수라는 묘사라기보다, 그만큼 강력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의미로 리바이어던에 비유하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 국가(commonwealth), 종교가 무엇인지를 밝히고, 왜 국가가 필요한지에 대해 차근차근히 풀어나가고 있다. 국가를 종교적 권위에 빗대어 권한을 부여하던 왕권신수설을 벗어나 새로운 중세 이후 국가라는 개념을 다시 정립하였다. 

영어로 국가를 뜻하는 nation, state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데, 저자는  ‘commonwealth’라는 단어로 정의하였다. commonwealth는 영국에서는 ‘영연방’을 뜻하는 의미이고, 미국은 버니지아 주를 뜻하거나 연합, 연방국이란 의미로 쓰이는 단어이다. 직역하자면 ‘공동체’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텐데, 저자는 국가는 인간의 의지로 탄생한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국가가 없는 상태에 대해 그 유명한 문구가 탄생한다. “인간은 그들 모두를 위압하는 공통 권력 없이 살아갈 때는 전쟁상태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 전쟁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이다.”. 아무리 좋지 않은 국가라도 국가가 없는 상태보다 낫다는 것으로, 국가의 존재 의의를 설명한다.

사실 이 책의 핵심은 조금은 시대에 어긋났지만, 반드시 막강한 힘을 가진 국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아니라,

막강한 힘을 가진 국가가 ‘국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논증하고 있다. 무정부 상황과 국가가 있는 상태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국민은 국가에 무소불위의 괴물과 같은 권력을 부여하였다. 이는 국민이 필요에 의한 것으로 국민이 국가에 권리를 위임하고 국가는 계약에 의해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전지전능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회계약을 바탕으로 설립한 국가이다.

 조선시대, 일제, 미군정, 군사정권, 그리고 현재까지. 우린 오랫동안 강력한 중앙집권적 전통에서 국가가 국민에 우선하는 국가주의 전통에서 살아왔다. 그사이 우린 국가의 권위를 의심조차 하지 못했다. 치킨값에 강력한 국가의 권위를 행사하는 우리나라를 보면서, 괴물이라는 국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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