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는 시대의 흐름
다문화는 시대의 흐름
  • 전주일보
  • 승인 2019.07.0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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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익산시장이 다문화가족 행사에서 지난 세대의 시대착오적인 말을 하는 바람에 곤경에 처했었다. 나름으로는 좋은 의미로 했다지만, ‘잡종이라는 용어는 퍽 귀에 거슬릴 뿐아니라 수많은 다문화 가족에게 치명적인 모욕감을 주는 단어였다.

정 시장은 그 일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다. 익산시는 그 뒷마무리로 직원들에게 다문화를 이해하는 교육을 하는 등 새삼스럽게 인식의 전환을 위해 노력한다는 소식이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피부색과 언어, 풍습이 다른 사람을 차별하거나 경원하는 인식이 크게 남아 있다. 특히 노년층에는 배달민족이니 하는 단일민족이라는 인식이 인종과 언어, 풍습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의식적 배타심이 자리잡혀 있는 것이다.

요즘 웬만한 사람들은 매년 한두 번씩 해외여행이나 출장, 친지 방문 등의 목적으로 외국에 간다. 그때마다 이미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고 얼굴과 언어나 피부색이 다른 사람과 만나고 소통하게 된다.

우리는 외국에 갈 때마다 그 나라 사람들이 내게 친절하고 차별하지 않기를 바란다. 또 많은 사람이 해외에서 일하거나 거주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잘 지내기를 바란다. 내 가족, 내 친구가 외국에서 그들과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에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잘 알 터인데도 자꾸만 차이를 두려는 마음이 곧 차별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급속한 출산 감소로 노령화가 심각하여 오래지 않아 노동력 부족이 심각하리라는 예상이다. 아니, 현재도 외국인 노동력이 작년 말에 100만을 넘어섰고 그들이 3D업종에서 묵묵히 일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여행비자 등 불법체류 근로자까지 합하면 130만을 헤아린다는 추계도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2016년말 기준 생산 효과 546,000억원, 소비효과 19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결혼 등으로 출산에 기여하고 가사노동을 통한 효과는 통계에 잡히지 않은 숫자다. 앞으로 외국인들이 얼마나 더 우리나라에 들어와야 할지 생각해보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그들과 잘 어울리며 살아야 할 사람인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외국 근로자들이 우리나라에 기여한 게 없으니 임금을 같이 주지 말아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그야말로 철없는 사람이 철모르는 말을 했다. 우리 근로자가 외국에서 그런 차별을 받아도 황 대표는 당연한 일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이 시대는 국가, 민족, 인종을 구분해가며 끼리끼리 사는 때가 아니다. 조금 다른 것을 이해하고 끌어안아서 서로 북돋우며 사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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