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할 때
이제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할 때
  • 전주일보
  • 승인 2019.06.1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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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국회의원
김윤덕 전 국회의원

지난 4월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일하지 않고 헌법을 위반하며 국민을 무시하는 국회의원은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글과 함께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최근까지 이 청원에 대해 21만 여명이 동의를 하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지난 12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국회의원 국민소환법이 이번 20대 국회를 통해 완성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이제는 국회가 대답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주민소환제와 국민소환제는 선거를 통해 선출된 공직자가 불법을 저질렀거나 민의에 위배되는 활동을 했을 때 주민이나 국민의 발의(發議)에 의해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7월부터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주민소환제가 시행되고 있다. 국민소환제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국민의 의사에 반하여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킨 국회에 대해 국민적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에서 시작해 17대 국회부터 입법 발의가 계속 이뤄졌으나 논의조차 못하고 계속 폐기되어 왔다.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에도 문재인 후보를 비롯한 주요 정당의 모든 후보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권력의 감시자 및 입법자’로서 직접 참여하려는 국민 요구를 반영해 '국민소환제'를 포함한 개헌안을 제안했으나 20대 국회는 관련 법안 3건 발의에 대해 현재까지 전혀 논의조차 하고 있지 않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에 찬성한다는 답이 77.5%였고 반대 의견 15.6%에 불과했다.

20대 국회 들어 의원들의 막강한 특권에 비해 국회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도덕적 해이, 각종 인사·이권과 관련한 비리는 물론 패스트 트랙 처리 과정에서 보여줬던 특정 정당의 지나친 막말과 몸싸움 등 국민적 공분을 사는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는 것이 이 같은 결과로 나온 것이라 할 것이다.

국회의원은 각각의 입법기관으로서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주장하기보다 국민을 받들고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국민적 요구에 충분한 답을 내지 못한 20대 국회 스스로 국민소환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국민소환제의 도입은 국회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장치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도입의 필요성과 명분이 충분히 주어졌다고 본다. 이 제도를 도입한 베네수엘라와 같은 나라들의 문제점 등을 들어 반대하는 주장이 일부 있기는 하나 2007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시행해왔던 주민소환제의 과정을 본다면 안정적인 운용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

또한 국민이 투표를 통해 뽑은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소환할 수 있는데 똑같이 선출된 국회의원에 대해서만 소환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것은 불평등해 보이기까지 한다. 20대 국회가 비록 10여 개 월 남아있기는 하나 국민 10명 중 8명이 요구하는 국민소환제에 대해 여야 합의를 통해 국민적 요구에 충분히 답할 수 있을 만큼의 논의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국회의 무능과 불법, 부도덕적 행위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권리를 국민에게 부여하여 국회가 최소한 국민의 눈치를 살피고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 으로 국회가 국민들이 부여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을 돌봐야 할 국회가 오히려 국민들을 걱정시키고 있는 것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다. 공존의 정치를 위해서는 진보는 보다 유연해져야 하고 보수는 보다 합리적이 돼야 한다.

협치를 제도화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가능하다면 지긋지긋한 국회 파행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야당과 머리를 맞대고 찾아야 한다. 공존의 정치는 지금으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어려운 과제처럼 보이지만 우리 사회가 가지 않으면 안 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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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숙 2019-06-21 22:41:03
공존의 정치를 기대하며 오늘도 열일하시는 분들께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