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일방적인 결정에 두 딸과 생이별...44년만에 극적 상봉
남편 일방적인 결정에 두 딸과 생이별...44년만에 극적 상봉
  • 조강연
  • 승인 2019.06.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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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일방적인 결정에 두 딸과 생이별이라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던 어머니가 경찰의 도움으로 44년 만에 막내딸과 극적 상봉했다.

서안식(69)씨는 1973년 전주시 삼천동 한 집에서 막내 딸 조미선(46)씨를 낳았다.

출산 이후 건강이 악화됐던 서씨는 둘째 딸을 남편에게 맡기고 5개월간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해야만 했다.

이 사이 서씨의 남편은 가정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둘재딸 조화선(당시 2)씨와 막내딸인 미선씨를 각각 다른 가정에 입양시켰다.

이 같은 충격적인 소식을 남편으로부터 전해 듣게 된 서씨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두 딸의 오빠인 아들만 데리고 곧바로 집을 나왔다.

이후 서씨가 두 딸의 거취를 듣게 된 건 그로부터 몇 년 뒤.

몇 년 만에 서씨를 찾아온 남편은 둘째딸은 익산의 한 가정으로, 막내딸은 해외로 각각 보내졌다며 딸의 소식을 전하면서도 정확한 위치는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남편은 두 딸을 찾아 줄 테니 재결합 하자고 요구했고, 서씨는 남편이 밉지만 두 딸을 보고 싶은 마음에 두 딸을 내 눈 앞에 데려오면 재결합 하겠다고 남편에게 답했다.

이에 두 딸을 꼭 찾아오겠다며 떠난 남편은 긴 세월이 흘러도 돌아오지 않았고, 소리소문 없이 세상을 떠났다.

두 딸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서씨는 직접 두 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서씨는 2017년 딸들을 찾기 위해 전북지방경찰청에 실종신고를 했고, 이러한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경찰은 미선씨가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 시애틀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이 발견한 기록에는 미선씨가 1975년에 입양됐으며, 영어 이름은 맬린 리터(Maelyn ritter)라고 적혀있었다.

이를 단서로 경찰은 페이스북을 검색을 통해 시애틀에 거주하면서 미선씨의 영어 이름과 같은 동명인을 찾아냈고, 신씨와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 같은 노력 끝에 모녀는 지난 10일 서울의 해외입양연대 사무실에서 44년 만에 재회할 수 있었다.

서씨는 이날 전북지방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딸과 만나고 싶은 사무치는 그리움에 매일을 눈물로 지새워야만 했다딸을 만날 수 있게 도와준 경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둘째 딸 화선이도 꼭 찾을 수 있게 다시 한 번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전북경찰은 올해 1월부터 장기실종자 집중수사를 벌여 8명의 장기실종자를 찾아 가족에게 인계했다. /조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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