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그루 정원도시, 사후관리가 중요
천만 그루 정원도시, 사후관리가 중요
  • 전주일보
  • 승인 2019.06.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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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가 추진하는 여름철 열섬현상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천만그루 정원도시조성사업이 각급 기관단체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점차 규모가 갖추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유치원 원아들이 푼푼이 모은 돈으로 첫 시민 나무를 심은 것을 시작으로 개인과 단체 기관 등에서 성금과 나무를 보내고 직접 심는 범시민 참여운동이 활발하다.

이렇게 시작된 천만 그루 정원도시 만들기에 각 마을이 참여하여 마을의 특성을 살린 작은 규모의 쌈지정원과 어울림 정원, 나눔정원 등을 조성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또 지난 3일에는 한국은행 전북본부 앞 팔달로 변에 한국은행 직원들과 전주시장, 전주시의회 의장, 및 일부 단체가 참여하여 나무 심기와 벤치 등을 설치한 나눔정원을 준공하는 행사도 했다.

이처럼 시민과 기관 등이 열성적으로 천만그루 정원도시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자칫 실적 올리기에 치중하다 보면 심을 시기나 식재 방법이 적절하지 않아 심은 나무가 고사하거나 심한 몸살을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날 식목일에 산에 나무를 심은 뒤에 비가 오지 않거나 제대로 밟아주지 않아 활착률이 낮았던 점을 상기하면 심기보다 가꾸기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천만 그루 정원도시 운동을 통하여 심는 나무들은 묘목이 아닌 상당히 자란 나무이므로 특히 사후관리가 중요하다고 본다. 더구나 5월에도 30도를 오르내리는 기상조건에서 늦게 심는 나무는 제대로 보살피지 않으면 쉽게 고사하게 되므로 각별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 효자동 휴먼시아 아파트에 조성한 쌈지정원의 예를 보면, 봄철에 화초류를 심어 잠시 꽃을 피우기도 했으나 날씨가 더워지면서 일부는 고사하고 볼품없이 시들기도 해서 과연 그 식물들이 여름을 잘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화초류는 잠시 꽃을 보기 위해 심을 수 있지만, 열섬현상을 막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조성하는 쌈지 정원이라면 단 몇 그루라도 푸른 잎을 자랑하는 나무를 심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는 심기보다 가꾸는 일이 훨씬 어렵고 손이 많이 간다. 천만 그루 나무를 심으면 관심은 그 몇 배인 몇억, 몇십억이 필요하다. 활착하여 제대로 푸른 전주를 만들 때까지 여러 해 동안 끊임없는 보살핌이 있어야 비로소 그 보살핌에 보답하는 것이 나무다. 심기만 하면 저절로 자라는 게 아니다.

나무의 상태에 따라 수액을 매달아 활착을 도와야 하고 가뭄에는 물주머니를 매달아 고사하지 않게 몇 해는 보살펴야 비로소 뿌리를 제대로 내려 잎을 피우고 먼지도 빨아들일 수 있다. 우선 심어서 실적을 선전하는 일보다, 심으면서 반드시 사후관리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이 뒤따라야 한다. 시민이 아름다운 마음으로 기증한 나무는 단 한그루도 시들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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