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친일 잔재 뿌리뽑는다
전북도, 친일 잔재 뿌리뽑는다
  • 김도우
  • 승인 2019.05.16 1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인 호 딴 전주 동산동 변경 추진… 친일파 음악인 교가 25개 개선 진행

일제 전범 기업가의 호가 지명으로 쓰인 전주시 동산동 명칭이 변경될지 주목된다.

16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주시는 동산동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24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설문조사에서 명칭 변경이 결정되면 절차에 따라 지명 변경 절차에 들어간다.

찬성의견이 많으면 공모 등을 통해 3개의 지명을 선정한 뒤 또다시 전 세대를 대상으로 설문한다.

전주시는 일제 당시 일본인의 이름을 딴 동산동(東山洞)’의 명칭을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바꾸기로 했다. 동산동 주민 17명과 시의원·전문가 등 23명으로 동산동 명칭 변경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홍보에 착수했다.

동산동이란 명칭은 1907년 미쓰비시 기업 창업자의 장남 이와사키 하시야가 아버지의 호인 동산을 따 만든 동산농사주식회사의 전주지점이 위치했던 데서 유래했다.

또 일제 잔재로 꼽히는 다가교() 석등의 해체도 추진중이다. 이 석등은 일제때 신사(神社) 참배 통로로 지어진 다가교의 4곳 모퉁이에 세워진 것으로, 일본 야스쿠니 신사와 서울 남산 조선신궁의 석등과 모습이 흡사하다.

군산시 서수면도 지명 변경에 적극적이었으나, 주민 투표에서 부결됐다.

서수면은 지난 5, 29개 경로당에 서수면 명칭변경 찬·반 및 대체 명칭에 대해 투표했지만 과반을 얻지 못했다.

1번 항쟁면(890) 2번 용천면(193) 3번 현행으로 진행되었으나, 참여인원의 찬성 67%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이번 투표에 서수면 전체 2,516명 중 1,531(60.8%)명이 참여했다.

서수(瑞穗)라는 명칭은 일본인 농장주가 지은 이름으로 일제의 수탈 역사를 담고 있어 그동안 지명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새로운 이름은 투표에 과반수 이상 참여, 3분의 2가 찬성해야 변경이 가능하다. 이 지역은 1927년 농민항쟁이 일어난 지역이자 용에 대한 설화가 많은 곳이다.

전주 덕진공원에 설치된 김해강 시비철거는 전주시와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 처리 유무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친일 잔재가 남아있는 고창군 미당로, 인촌로 등 지명도로명 개정작업은 각 시군과 주민의견을 수렴해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전북도교육청은 친일파 음악인으로 등재된 작사·작곡가가 지은 25개 학교의 교가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초··고교 800여곳을 대상으로 교가를 분석해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김성태와 이홍렬 김동진 현제명 등이 작사·작곡했거나 군가풍·엔카풍(일본 가요 느낌) 교가를 사용하는 학교가 초등 5개교, 중등 20개교인 것을 파악하고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희망 학교의 신청을 받아 협의를 거쳐 바꿔나가고 작곡·편곡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친일 조각가가 만든 전봉준 장군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정읍지회는 최근 전북 정읍시 황토현 전적지에 세워진 전봉준 장군 동상과 배경 부조물은 친일 조각가 김경승(1915~1992)이 만든 것이라며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토현 전적지는 동학농민군이 1894511일 관군과 최초로 전투를 벌여 대승을 거둔 곳으로 동상과 부조물은 1987년 세워졌다. 김경승은 친일 미술인단체인 조선미술가협회 평의원이었다.

한편 보훈처 자료를 보면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독립유공자는 전국적으로 15,511. 이 가운데 전라도 출신은 2,107명이다.

전북도는 친일잔재 청산주무부서를 자치행정국으로 정하고 발굴과 청산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김도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